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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킹스 스피치>는 성공했지만
김용언 2011-02-22

영화진흥위원회 폐지와 할리우드 자본 유입… 혼란 속 영국 영화계

<킹스 스피치>

사회 지도층의 위엄이란 이런 것이다. 톰 후퍼의 <킹스 스피치>가 지난 2월13일 영국아카데미영화제(BAFTA)의 주요 7개 부문을 휩쓸었다. <필름4>와 < BBC >로부터 투자를 거절당했던 ‘독립영화’ <킹스 스피치>는 영국영화진흥위원회(UKFC)로부터 100만파운드를 지원받음으로써 간신히 완성되었다. 이 고색창연한 코스튬 드라마는 지금까지 영국 내에서만 5천만파운드를 벌어들였고, 해외 개봉 수익까지 합하면 1억7700만달러라는 놀라운 기록을 수립 중이다. 다가오는 오스카 시즌의 수상 영향까지 결합된다면 그 액수는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영국영화 관계자들은 <킹스 스피치>의 성공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한다. 지난해 7월26일 문화부에서 발표한 UKFC 폐지와 영국영화연구소(BFI) 예산 15% 삭감 등의 후폭풍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계산을 제하고 나서도 UKFC가 <킹스 스피치>로부터 회수할 금액은 1200만~1500만파운드에 달한다. 문제는 UKFC가 오는 4월1일까지만 운영된다는 점이다.

영국 영화계의 현재 상황이 아주 고약한 건 아니다. 특히 할리우드 거대 자본은 유례없는 호재다.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와 <캐리비안의 해적> 최신 작품들은 죄다 비교적 저렴한 영국쪽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는 현재 상황에서, 덜컹거리는 UKFC와 BFI의 위치는 영화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UKFC의 영화 펀드 수장 타냐 세가치안은 UKFC가 회수할 금액이 영화계쪽으로 재분배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들은 UKFC의 폐지 비용이 1100만파운드가량이라는 점을 들며 회수 금액이 곧 ‘장례식 비용’아닐까 하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포스트 UKFC’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 영국 영화계는 낙관과 비관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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