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아마존을 거쳐 아프리카로 가기 전 툰드라부터 들러야겠다. KBS의 <차마고도> <누들로드>에서 시작된 이른바 ‘명품다큐’의 열풍은 MBC에서 방영된 TV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이 극장판으로 개봉되면서 하나의 장르처럼 유행이 되었다. 이 흐름에 SBS가 동참한 것이 <최후의 툰드라>다. 1부 <땅의 노래>는 AGB닐슨 수도권 기준 12.3%로 같은 시간대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극장판은 TV시리즈의 1부에 초점을 맞추었다. 러시아 당국의 허가를 얻기 쉽지 않아 그동안 공개되지 못했던 시베리아 북서쪽 야말반도에서 7천여 마리의 순록을 키우는 네네츠 유목민의 삶을 집중조명한다. <최후의 툰드라-극장판>이 담아낸 네네츠족의 유목생활은 오로지 순록에 의지한다. 순록의 가죽, 피, 고기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러시아 툰드라 중에서도 가장 자연과 가까이 사는 네네츠족 이외에 3부 <곰의 형제들>의 한티족과 4부 <샤먼의 땅>에서 소개한 내용은 극장판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극장판을 위한 선택과 집중은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여러 부족의 모습을 축소된 러닝타임에 몰아넣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헐거움 없이 드라마적인 완성도를 높이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인다.
<최후의 툰드라-극장판>은 EOS 5D Mark-Ⅱ라는 DSLR로 촬영되었는데, 영하 6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제 몫을 해주었다. 오로라를 스틸로 촬영하여 이어붙인 장면은 장관이다. 10분여의 미공개 영상이 극장판에 추가되었지만 TV로 <최후의 툰드라>를 시청했던 관객이라면 눈치채지 못할 수준이다. O.S.T 등 사운드 작업은 극장 시스템에 어울리도록 다시 했다. 내레이션은 TV판에 이어 고현정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