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호시절에 조연배우 몰려왔다 / 난다긴다 재능들이 충무로를 두드렸다 누군가는 배신자다 누군가는 무임승차 / 쑥덕쑥덕 했지마는 허무맹랑 사실무근 배가고파 배우들이 충무로로 왔다지만 / 비실비실 위태하던 한국영화 길닦은건 짐짝처럼 취급받던 조연들의 자존오기 / 구십중반 한국영화 십년넘게 승승장구 호시절을 돌아보니 대접한번 못했구나 / 조연배우 열다섯을 한자리에 모아보니 한국영화 호시절이 옛일만은 아니구나
p.s. 후배와 술자리에 앉았다. ‘조연열전’ 후보들을 생각나는 대로 부르고 적었다. 그 자리에서만 40명이 훌쩍 넘었다. 다음날 맨 정신으로 훑어서 망각의 칸을 채우니 50명이 넘었다. 그들 모두의 사연을, 충분히 싣고 싶었다. 여력이 있었다면 정말 그렇게 했을 것이다. 열다섯 배우만 추렸다. ‘조연’이라고 썼지만, ‘배우’라고 부르는 게 맞다. ‘열전’이라고 썼지만 ‘메모’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그들의 2011년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