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30일까지 / 충무아트홀 대극장 / 02-764-7858
유쾌, 상쾌, 통쾌! 호쾌한 남자들의 유쾌한 영웅담. 뮤지컬 <삼총사>가 돌아왔다. 2009년 국내 초연된 이 작품은 체코 뮤지컬에서 음악과 대본만 가져와 한국 정서에 맞게 재창작된 작품이다. 뮤지컬은 19세기 뒤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삼총사와 달타냥의 이야기에 영화 <아이언 마스크>에서 접했던 철가면 에피소드 등이 더해졌다. 여기에 달타냥과 삼총사와 대척점에 있는 추기경과 밀라디의 사연까지 담아낸다. 이때 버무려지는 한국식 특제 양념은 다름 아닌 ‘재미’. 훤히 보이는 결말 때문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긴장감의 빈틈을 웃음으로 채웠다. ‘제가 한잔 쏠게요’ 같은 시대극답지 않은 대사나 달타냥과 콘스탄스의 닭살 애정 행각, 넓은 어깨를 위아래로 들썩이며 웃어젖히는 네 남자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유쾌하다. 전체적인 극의 호흡도 빨라 몰입도도 상당하다.
선악 구분이 확실한 캐릭터는 배우들의 개성이 더해져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귀염성 있고 능청스러운 달타냥, 카리스마 넘치는 전설의 검객 아토스, 느끼한 멘트를 서슴없이 날리는 오페라 가수 출신의 로맨티시스트 아라미스, 해적왕이었던 단순하고 허풍기있는 포르투스. 원작보다 비중이 크게 늘어난 삼총사. 액자 형식으로 구성된 삼총사의 특별한 과거는 극의 흐름을 안단테로 흐르게 하지만 신명나는 캐릭터들이다. 뮤지컬의 매력은 결국 조화된 캐릭터의 화려함에 있다. 그리고 캐릭터를 잘 살려낸 배우들의 힘. 초연 때도 화제가 된 꿈의 캐스팅은 올해는 한술 더 뜬다. 유준상,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 백민정 등 초연 멤버에 이정열, 김무열, 최수형, 조순창 등 실력파들과 슈퍼주니어의 규현, 트랙스의 제이 등 아이돌 가수까지 가세했으니 말이다. 통쾌하게 뛰노는 배우들의 합이 아름답다.
이 공연의 별미는 달타냥의 깜짝키스 이벤트. 달타냥이 삼총사에게 총사가 되기 위해 테스트를 받는 장면에서 객석으로 내려와 여성 관객에게 이마키스를 한다. 달타냥의 이마키스 행운을 기대한다면 객석 왼쪽 통로석을 공략해라. 밑져야 본전 아니겠나. 삼총사와 달타냥이 벌이는 결투신은 뮤지컬의 가장 큰 볼거리. 춤을 추듯 리듬을 타면서 힘과 검술을 적절히 조화시켜 겨루는 장면은 블록버스터영화 못지않게 통쾌하다. “함께 싸우자, 하나 되어”를 외치는 사나이들의 무용담. 언제나 무겁고 진지해야 할 필요는 없다. 때론 무작정 재밌어도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