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피아노>(2002)에서 조인성의 동생으로 출연해 부산 사투리를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피아노>가 데뷔작이다. 고1에서 고2로 넘어가는 겨울에 찍었다. 추운 줄도 모르고 티셔츠 한장 입고 뛰어다녔고,‘큐’ 하면 말하고 ‘컷’ 하면 가만히 있던 시절이었다. 원래 추위를 잘 타지 않는 체질인데 그 드라마 찍으면서 매년 12월 말에서 1월쯤 되면 감기에 걸리곤 한다.
-이후 영화 <늑대의 유혹>,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파스타> 등에 출연했다. 출발을 화려하게 해서인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사춘기 때 일을 시작해서 사춘기를 제대로 겪은 적이 없다. 그러다가 나보다 늦게 출발한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는 걸 보고 ‘나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이번에 함께한 (박)해일 오빠가 많이 도와주었다. 쓸데없는 고민을 할 시간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보고, 배우고, 분석해야 할 것 같더라. 더 많은 것을 담아둬서 연기할 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심장이 뛴다>에서 박해일의 연인, 나수영 역을 맡았다. 철없는 남자친구를 옆에서 잘 잡아주더라. =시나리오 초고 버전에서 나수영은 통통 튀고, 발랄한 역할이었다. 그런데 박해일, 김윤진 선배와 달리 나수영은 중간중간에 등장하다보니 너무 통통 튀면 이야기가 붕 뜰 수 있겠더라. 캐릭터가 다소 무미건조하게 변한 것도 그래서다. 잔잔한 것 같지만 극중 해일이 오빠가 철없는 행동할 때는 욱하고 때리는 행동을 할 만큼 감정에 솔직한 친구이기도 하다.
-본인의 연기를 자평하자면. =<피아노> 찍었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내 모습만 봐도 막 두근거리고 설레고. 올해가 배우 생활한 지 딱 10년이 되는 해인데, 마음가짐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