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18일,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사진)는 법정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앞으로 20년 동안 영화 연출, 제작, 시나리오 집필을 할 수 없으며, 해외 출국과 국내외를 망라한 언론 인터뷰도 불가능하다. 그의 죄목은 30% 정도 촬영이 진행 중이던 신작 다큐멘터리가 ‘반체제적 프로파간다’라는 점이었다.
자파르 파나히는 이란의 개혁세력 ‘녹색 운동’ 지지자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09년 7월 부정선거 논란을 촉발한 대선이 끝난 뒤, 민병대의 총에 맞아 숨진 시위대원의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처음 체포되었다. 그리고 2010년 2월 다시 한번 체포되었다. 지난 5월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도 그를 초청했지만, 그는 가지 못했다. 당시 줄리엣 비노쉬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마틴 스코시즈와 스티븐 스필버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등이 이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고, 파나히는 보석금을 내고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고를 통해 그는 가장 창작욕이 왕성한 시절을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야만적이고 끔찍한 방식으로 강탈당했다.
“감독이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가 좁은 감옥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더 넓은 감옥에 갇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파르 파나히가 지난 9월에 가졌던 인터뷰의 일부다. 우리는 앞으로 정말 그의 인터뷰를 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당신이 <하얀풍선> <거울> <써클> <오프사이드>를 사랑했다면 혹시 그의 영화를 못 보았더라도 자유와 인권이 꼭 지켜져야 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부디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에 동참하길 바란다(http://www.petitiononline.com/FJP2310/petition.html). 지금까지 칸국제영화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포지티프>, <카이에 뒤 시네마> 등이 참여했고, 청원자의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