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훈련 강행 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세게 나가면 북한이 항상 꼬리를 내린다”고 강경대응을 자화자찬했다. 곧바로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에는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성탄트리가 불을 밝혔다.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남북 합의 뒤 7년 만이다. ‘심리모략전 조준격파’를 공언해온 북한을 자극하는 경거망동이다 싶지만, 이미 현병철 위원장이 버티는 북한인권위, 아니 국가인권위가 대북 전단 살포를 권고하고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한 마당에 특정 종교집단이 ‘이때다’ 뛰어든들 뭔 대수랴 싶은 생각도 들었다. 상시적 불안은 이렇게 사람을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동해에서는 일정을 앞당겨 함대기동훈련을 시작했다. 아, 리얼 버라이어티 막장이다.
북한이 꼬리를 내린 건지 감춘 건지 속단할 수 없다. 우리가 이번 긴장을 무사히 넘긴다면 ‘3대가 나라를 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분이 유독 비판에는 예민한 성정의 소유자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군 통수권자로서 우왕좌왕한다는 지적에 심히 ‘파르르’ 하시는 게 보인다. 일련의 강경대응에서는 대북 메시지보다 대국민 메시지가 더 많이 읽힌다. 나, 이 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이야, 그래도 칭찬 안 할래? 계속 욕할래? 같은. 군 관련해서 한번도 능란함을 보인 적이 없기에 이런 의욕은 위험천만한 서투름으로 다가온다. 태평양 건너 총사령관조차 이 문제에서 초보이긴 마찬가지. 그가 부시가 아닌 걸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한쪽에서는 또 다른 도시 남자 한명이 파르르 하고 있다.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한 시장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무상급식안을 통과시킨) 시의회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며 출석마저 거부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문 광고를 통해 ‘특이한 존재감’을 드러냈다(광고에 무상급식을 하면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이 삭감된다고 나와 있던데, 너무 서둘러 광고를 만드는 바람에 오타가 생긴 거겠지? 저소득층 아이들이 점심을 두번 먹는 게 아닌 담에야). 700억원이면 시작할 수 있는 사업에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건 참으로 독창적이다. 벌써 시행하고 있거나 채비 중인 다른 시도는 나라 걱정 안 해서 그런가. 게다가 ‘부자급식’이라니. 듣는 부자들, 정말 기분 거시기하겠다. 자꾸 이러면 당신은 그저 ‘삐도남(삐친 도시 남자)’으로밖에 안 불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