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가이드: 정시전형 단국대 공연영화학부는 정기 ‘가’군에 위치한다. 전형방법은 이론·연출·스탭 부문은 학생부 30%, 수능 70%를, 연극 및 뮤지컬 연기 부문은 학생부 30%, 수능 20%, 실기 50%를 적용한다. 실기고사의 경우 연극 전공은 지정연기 50%, 자유연기 50%를, 뮤지컬 전공은 가창 50%, 무용 50%로 치른다. 정시모집으로 연극 전공 8명, 뮤지컬 전공 8명, 영화 전공 4명 등 총 20명을 모집한다(자세한 사항은 학교 홈페이지 http://www.dankook.ac.kr/를 참고).
강남에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까지 차로 정확히 30분 걸렸다. 가는 도중 출근 차량 때문에 길이 조금 막히긴 했지만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윤한솔 교수는 “강남에서 30~35분 정도 걸린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라고 말한다. 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광역버스를 타고 강북에서 출발하면 학교까지 45~5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걸리는 시간으로만 따지면 서울에 위치한 다른 대학과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지난 2007년 단국대학교가 죽전으로 이전할 때 학교쪽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학생들의 통학문제’였다. 학교쪽은 경기도 광역버스 노선을 학교 안으로 재조정했고, 서울 시내를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 통학버스 노선을 신설했다.
학교가 서울 시내에서 다소 멀어지긴 했지만 캠퍼스는 한남동 시절보다 8배나 넓어졌다. 단과대학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학생들이 여유있게 쉴 만한 공간이 적었던 한남동 캠퍼스와 달리 지금은 학생들이 더 쾌적한 교육환경에서 캠퍼스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캠퍼스 이전은 창학 70주년이 되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육환경과 교육프로그램을 발전시킨다는 ‘단국비전2017 + 도전과 창조’ 프로젝트의 첫 발걸음인 셈이다. 단국대학교는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CT(문화기술) 등 3개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지정하면서 정보통신융합기술연구원(IT), 생명과학기술연구원(BT), 미디어콘텐츠연구원(CT) 등 3개의 교책중점연구기관을 출범시켜 지금까지 효율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2007년 신설된 뮤지컬 전공
지난 11월11일 오전 10시, 체육관 지하에 위치한 공연영화학부의 한 연습실. 이희숙 교수가 진행하는 ‘보이스 프로덕션1’ 수업이 한창이다. ‘보이스 프로덕션1’은 공연영화학부의 뮤지컬 전공 수업으로, “신체의 다양한 움직임 속에서 노래를 더 잘 부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초 훈련”이다. 선생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10명 남짓한 학생들은 서로 마주보고 양손을 잡고 몸을 뒤로 빼면서 곡의 한 구절을 노래한다. 학생들의 소리가 마음에 안 드는지 이희숙 교수는 피아노 연주를 잠깐 멈추면서 “허리를 최대한 뒤로 빼야 하반신에 힘이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바닥이 미끄러운지 몇몇 학생은 양말을 벗고 다시 부른다. 덕분에 소리에 힘이 느껴진다. 다음은 ‘주먹을 불끈 쥐고’ 불러야 하는 구절이다. 한 남학생의 소리가 마음에 안 드는지 이희숙 교수는 “점퍼를 벗고 하라”고 말한다. 점퍼를 벗고 다시 해보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주먹을 불끈 쥘 때 호흡은 앞으로 가도 되는데, 마음이 먼저 가면 안돼.” 몇 차례의 반복 연습 끝에 남학생의 소리는 처음보다 청명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뮤지컬 전공의 윤한솔 교수는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와 춤이다. 특히, 노래는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 저학년 과정에 ‘시창, 청음’, ‘발성과 화술’, ‘배우의 몸과 움직임’, ‘춤(발레)’등을 집중 배치한 것도 그래서다”고 말했다.
사실 뮤지컬 학과는 최근 신설된 전공이다. 1998년에 만들어진 단국대 연극영화과는 1999년부터 연극학과와 영화학과가 나뉘었고, 2007년엔 뮤지컬 학과를 함께 묶어 공연영화학부로 재편됐다. 그러니까 공연영화학부는 영화 전공, 연극 전공, 뮤지컬 전공 등 총 3개 전공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극 전공의 이대현 교수는 “예전에는 연극 전공 안에 뮤지컬 관련 수업이 있었다”면서 “최근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뮤지컬을 전문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어 분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공이 세부적으로 분리되면서 학생들은 각각의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연극 전공 역시 뮤지컬 전공과 마찬가지로 기초와 실기 중심 교육을 중시한다. ‘신체훈련’, ‘호흡과 발성’, ‘화술’, ‘연기’ 등 신체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을 통해 몸을 탄탄하게 준비한 뒤 각종 워크숍을 통해 무대 경험을 익힌다. 이처럼 단국대 공연영화학부가 ‘기본’을 중시하는 이유는 20년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연기에서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이는 “조승우, 하지원, 이요원, 추자현, 김다현, 윤공주 등 현재 영화나 연극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최근 연극 전공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의 취업문제”다. 이대현 교수는 “사실 연기라는 분야에서 취업은 다른 분야의 그것과 개념이 좀 다르다”면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매니지먼트, 공연 관계자, 영화감독 등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기 중심 워크숍으로 현장감 습득
“이게 ‘트랜지션’이에요.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효과지만 편집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구죠.” 낮 12시, 자연관 지하에 위치한 영화과 편집실에서 2학년 ‘편집’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박용준 교수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어려운 용어들을 쉽게 설명”한다. ‘편집’ 수업은 편집 프로그램인 ‘아비드 미디어 컴포져’를 다루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수업이 단순히 편집 프로그램을 기계적으로 익히는 수업이 아니”라고 한다. 이 수업을 듣는 4학년 김경식씨는 “아비드를 배우면서 툴을 잘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야기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 그러니까 편집의 개념을 아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통 ‘파이널 컷 프로’ 프로그램을 쓰는데, 앞으로 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영화의 전 공정의 기초가 되는 이론 및 실습수업과 매 학기 진행되는 워크숍을 통해 영화 전공 학생들은 영화적 재능을 기르고, 현장감을 익힌다. 또, 단국대 영화 전공이 강조하는 것은 ‘이야기 구성’이다. 영화 전공의 박지홍 교수는 “물론 수능, 학생부 성적이 중요하다”면서 “영화라는 예술은 창의적인 능력과 논리적인 능력 모두 필요로 한다. 수시 전형에서 ‘이야기 구성’ 필기시험을 치르는 것도 그 두 능력을 얼마나 조화롭게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의 명가’ 단국대 공연영화학부가 원하는 인재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생”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충무로, 대학로에 수많은 배우, 감독, 스탭 등을 수급할 수 있었던 것도 “항상 기본과 태도, 열정을 중시하는 단국대 공연영화학부의 철학” 덕분이다.
“실력보다는 열정적인 태도가 중요해”
뮤지컬 전공 윤한솔 교수
-단국대 공연영화학부는 어떤 학생을 원하나. =개별 전공들의 성격이 각기 다르지만 세 전공 모두 공통적으로 원하는 학생이 있다. 단순히 호기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학생보다 이 분야에 애정을 가지고 매진할 수 있는 학생들을 찾는다. 처음에는 의욕적이었다가 갈수록 흥미를 잃어 학업을 중간에 그만두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 선발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기준은. =내가 맡은 뮤지컬 전공을 예로 들자. 노래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질과 성실함, 태도, 열정을 중심으로 선발한다. 짧은 시간이 주어지는 실기고사에서도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태도는 어떤 태도를 말하나. =실기고사를 치르는 중 도중에 안무가 틀리면 그냥 인사하고 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또 어떤 아이들은 고사 종료 종이 울려도 뭔가 더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 아이들이 있다. 전자가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학부 전체의 분위기에는 후자가 더 적합하다. 학생들이 하나의 그룹이 됐을 때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태도가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실기고사를 잘 볼 수 있나. =가령, 운동 종목이 무엇이냐에 따라 필요한 근육이 있잖나.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근육이 길러져야 한다. 그런데 입시생들을 보면 연기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근육이 없는 경우가 많다(연기든 노래든 이야기 구성이든). 꾸준히 단련하고 연습한 학생들이 실기고사에 유리하다. 면접 때 학생들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순간이 있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친구가 공연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야구 선수가 되려는 친구가 야구 경기를 본 적이 없다는 것과 똑같다. 평소 관심있는 분야의 책, 영화, 공연 등을 많이 본 친구들은 면접 때 눈에 띈다.
-앞으로 학부 차원에서 새로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아직 정확한 건 아니지만 내년에 학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의 많은 예술대학을 벤치마킹했다. 학생들의 기초를 좀더 강화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되는 학교를 만들려고 한다. 노래가 부족하다고 방과 뒤에 학원을 다니는 건 말이 안되잖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