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미국에 사는 모슬렘 여성 라베야가 있다. 패티 스미스와 토리 에이모스를 즐겨 듣고 아내를 때리는 풍습을 정당화하는 코란 구절을 거리낌없이 지워버리는 라이엇 걸이다. 그러나 부르카를 벗지 않고 예배도 잊지 않는다. <알라의 아흔아홉 가지 이름>의 주인공 유세프는 친구 라베야에게, 하숙집 친구 모두에게 묻고 싶다. 우리에게 이슬람은 무엇일까?
나쁜 모슬렘. 유세프와 함께 하숙집에 사는 모슬렘 청년들을 요약하면 이렇다. 하숙집에서는 이슬람 문화의 금기에 대한 대담한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배교자 살만 루시디를 죽여야 하는지, 여섯살 여자애와 결혼한 무함마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렇다고 이들이 종교를 버렸는가 하면 결코 아니다. 술에 떡이 되도록 취해 자다가도 새벽에 기도하고, 대마초를 피우면서 전기 기타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은 우습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공동체의 정신적인 지주 제한지르는 모슬렘 펑크 록 타콰코어의 전도사로 펑크 라이프를 몸소 선보인다. 그는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고, 여자 뒤꽁무니나 좇고, 어린애처럼 스케이트보드 묘기나 하고, 멋있어 보이려고 반항적인 우스꽝스런 머리 모양을 하고” 살지만, 이 치기어린 행동을 통해 알라에 닿고자 한다. 어쨌거나 위선은 싫고 진실하게 믿고 싶은 젊음이다.
이 책은 한때를 풍미한 서구 청년문화가 이제 모슬렘 청년들과 만나 색다른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섹스 피스톨스나 말콤 X, 윌리엄 버로스처럼 과거 저항의 아이콘들이 21세기 모슬렘 청년들에겐 현재진행형이고,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처럼 이미 얘기 끝난 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돼지 젤라틴으로 만든 마시멜로를 먹는 일이 농담으로라도 입에 오르내리고 자위행위가 정신세계를 뒤흔드는 대단한 의식으로 여겨지는 장면에선, 무신론자로서 생활의 세세한 부분까지 침투한 종교문화에 대해 새삼 놀라게 된다. 요즘 뜨는 미국 하위문화에 관심있다면, 미국 모슬렘 청년들의 저항문화라는 낯선 테마가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