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1편의 결말은 세 가지였다. 2007년 영화제 상영버전에서는 악령에 사로잡힌 케이티가 미카를 살해한 뒤 경찰의 총에 맞는다. DVD 버전에서는 케이티의 자살을 암시하며 끝난다. 그리고 스필버그가 참여한 극장판에선 미카의 시체를 카메라로 던진 다음 케이티가 사라지는 것으로 끝났다. <파라노말 액티비티2>는 가장 공포영화다웠던 세 번째 결말을 전제로 삼고 있다.
미카가 죽기 몇달 전, 케이티의 여동생 크리스티는 상처한 남자 다니엘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산다. 어느 날 밤 마치 도둑이 든 것처럼 집 안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고 다니엘은 집안 곳곳에 총 6대의 CCTV를 설치한다. CCTV 화면에는 가족이 알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들이 촬영된다. 허공 어딘가를 빤히 응시하는 아기, 수영장 밖으로 저절로 튀어나오는 청소기, 충직한 셰퍼드의 갑작스런 발작. 어린 시절 케이티와 함께 경험했던 악몽이 떠오른 크리스티는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1편이 거둔 스매시 히트는 이 영화의 불균질함과 조악함이 거꾸로 강화시켰던 현실적 공포의 기운 때문이었다. 비디오카메라의 제한된 프레임으로만 경험해야 하는, 무슨 일인가 일어날 듯 일어날 듯하면서 감질나게 보이지 않고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어떤 상황이 주는 막연한 불안감 말이다. 귀신이라든가 악령의 존재 따위는 전혀 믿지 않을 것 같은, 너무나도 전형적으로 낙관적이고 ‘건강해’ 보이는 미국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어지간한 고딕 공포영화보다 더 극적인 효과를 자아냈던 것이다. 그같은 1편의 독특한 공포효과를 어떻게 받아들였느냐에 따라 2편에 대한 호오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파라노말 액티비티2>는 장르적 관습에 훨씬 더 충실하다. 1편에서 케이티가, 2편에서 크리스티가 경험하는 악령의 근원을 파헤치고 악령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를 명시함으로써 1편의 불분명함을 싫어했던 관객에게는 속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동시에 3편의 가능성도 차단해버렸다. 이건 매우 잘한 선택이다). 대신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표방했던, 무명배우들과 무명감독이 만든 무시무시한 불안감의 아이콘이었던 1편의 ‘신화’를 스스로 파괴했다는 아이러니도 기꺼이 감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