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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미칠 수 있답니다
김도훈 2010-10-14

<올리 케플러의 세계는 팽창 중> 비브 폰제니 감독

<올리 케플러의 세계는 팽창 중>은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는 영화다. 우주학에 심취한 웹디자이너 올리 케플러는 애인이 갑자기 죽은 뒤 정신분열증에 걸려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든다. 영국 감독 비브 폰제니는 천문학과 양자역학적 상상력을 이용해 진지한 주제를 흥겨운 시네마로 치환해냈다.

-부산의 첫 인상은 어떤가. =기다란 다리들이 해변을 뱀처럼 휘감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야경을 보고 있으니 <중경삼림>이 딱 떠오르면서 정말 영화의 도시구나 싶다. 지금 <도니 다코>의 제작자와 함께 차기작을 준비중이다. 미래적인 도시가 필요해서 베를린도 가보고 토론토도 추천받았는데 부산이 아주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리 케플러의 세계는 팽창중>은 어떻게 떠오른 이야긴가. =원래 정신상담 부문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환자들이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 영화를 만들면 어떻겠냐더라. 정신분열증은 민감하고 어려운 주제라 포기하려는 찰나, 평범한 사람도 한순간 미칠 수 있다는 걸 영화로 만들면 사람들의 편견을 뛰어넘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천문학과 양자역학적 상상력이 이야기에 계속 끼어든다. =거대한 상상력의 소유자일수록 일상에서 뭔가 조금만 잘못되면 크게 주저앉을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싶었다. 양자역학, 천문학 등은 주인공의 스트레스와 뒤틀린 마음을 표현하는 걸 수도 있다. 또한 관객들에게 별과 우주를 보여주면서 다시 주인공의 혼돈으로 들어서기 전에 숨을 쉴 시간을 주고 싶었다.

-원래 영국 음악잡지 <NME>에서 연극, 영화 평론가로 일하다가 연출에 뛰어들었다. =연극에 대한 글을 쓰다가 나도 대본을 하나 써볼까 싶어서 도전했는데 덜컥 내셔널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문이 열렸다. TV 방송국에서 시리즈를 준비했는데 영화에 더 적합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1년짜리 영화연출 코스에서 공부를 하며 단편을 찍었다. 영화가 연극보다 훨씬 수입도 좋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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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