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항해술>│ 어슐러 르 귄 지음 황금가지 펴냄
<나는 왜 쓰는가>│조지 오웰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글쓰기에 관한 두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제목을 보면 그렇게 보인다.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는 제목 그대로 ‘왜’ 써야 하는가의 문제제기를 포함한 산문집이다. <1984> <동물농장>을 비롯해 르포타주인 <위건 부두로 가는 길>까지, 그가 왜 꾸준히 사회를 글 안으로, 글을 사회 속으로 끌어들였는가를 알게 해준다. 1931년부터 1948년에 걸쳐 쓴 에세이를 모은 이 책은 그러니까 조지 오웰이라는 인간에 대한 르포타주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그의 다양한 삶의 면면에 대해서도 귀동냥을 하게 해준다.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들고자 했던 조지 오웰이 ‘왜 쓰는가’의 문제를 고심했다면 <어스시 전집>을 비롯해 <어둠의 왼손> 등을 쓴 어슐러 르 귄의 <글쓰기의 항해술>은 ‘어떻게 쓰는가’를 위한 안내서다. 어슐러 르 귄이 글쓰기와 관련한 워크숍을 진행했던 경험을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합평을 통해 소설 쓰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조지 오웰이 르포타주에 기반한 글쓰기의 모범을 보인다면 어슐러 르 귄은 (가능하면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글쓰기를 권하는 편인데, 헤밍웨이병(짧은 문장은 옳다고 신봉하는 증상)을 비롯해 남들이 좋다는 방식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지침을 제공하는 식이다. “사실 스토리의 배란 마법의 배다. 배가 자기 경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타륜을 잡은 사람의 의무란 배가 자기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일뿐이다.”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고전의 구절을 제시하고 연습문제를 내기도 하는데, 결국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 책의 가치는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건 아니건 명심해야 할 충고도 있다. “내가 경계하는 수식어는 ‘좀’, ‘어느 정도’, ‘그냥’,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무’와 같은 표현이다. ‘그냥’ 당신 글을 읽어보고 ‘너무’ 좋아해서 ‘좀’ 지나치게 자주 쓰는 수식어가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