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 전사의 귀환>(이하 <뮬란>)은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미국 자본이 들어간 만큼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1998)과의 비교선상에 놓고 보는 것, 그리고 익히 짐작하듯 <삼국지: 용의 부활>(2008)이나 <공자: 춘추전국시대>(2010) 등 이른바 ‘중화권 블록버스터’의 계보 안에서 읽는 것이다. 오우삼, 서극, 정소동, 진가신, 이인항, 진가상 등 주로 홍콩의 대부분의 감독들이 이 블록버스터 장르에 도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첫 번째 도전이라 할 수 있는 마초성이기에 후자의 시선으로 <뮬란>에 접근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위진남북조시대. 유연족은 각지에 흩어져 있던 부족들을 규합해 위나라를 위협한다. 위나라는 맞서 싸우기 위해 전국 각지의 장정들을 소집하는데 뮬란(조미)은 아픈 아버지 몰래 남장을 한 채 전쟁터로 향한다. 뛰어난 무술 실력과 빼어난 지략으로 연이은 승전보를 울린 뮬란은 마침내 동료 문태(진곤)와 함께 장군의 자리에 오른다. 이에 유연족 대족장 문독(후준)은 4만 대군을 앞세워 위나라를 향해 진군한다.

애니메이션과 달리 실사영화이기에 남장여인 조미를 얼마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느냐가 이 영화의 관건이다. 누가 봐도 영화 속 뮬란은 여자이기 때문이다. 조미는 <적벽대전>(2008)에서도 남장여인이었지만 이미 대만 드라마 <협녀틈천관>(2000)에서도 남장을 즐기는 왈가닥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더 흥미로운 건 뮬란의 아역으로 등장하는 서교 또한 <장강7호>(2008)에서 주성치의 아들로 출연한 여자배우라는 점. 그래서인지 영화는 삼중국 전체에서 폭넓은 티켓 파워를 지닌 조미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뮬란>이나 그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같은 소재의 대만 드라마 <화목란>과 달리 결혼과도 거리가 멀다. 말하자면 <뮬란>은 조미의, 조미에 의한, 조미를 위한 영화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