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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할리우드의 목을 물다
이화정 2010-08-31

미국 영화시장 사로잡은 뱀파이어 열풍

<트와일라잇>

할리우드 시장의 승자는 단연 뱀파이어다. 섹시함과 불멸이라는 뱀파이어 코드가 에일리언, 로봇, 바이러스, 좀비 등 여름시장의 경쟁자를 모두 제압했다. 미국 연예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트>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뱀파이어 소재의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등장 이후 뱀파이어가 할리우드 경제에 미친 영향은 자그마치 7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2008년 1편을 시작으로 한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거둔 성적은 17억6천만달러. 이는 지난 3년간 전체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총수익의 3%를 차지한다. 2011년과 2012년 후속편 <브레이킹 던>이 개봉하면 수익은 지금의 2배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 제작사는 단순 흥행에 그치지 않고, 시리즈를 보고 자란 관객을 ‘트와일라잇 세대’로 양산한다는 목표다.

“뱀파이어로는 로맨스, 호러, 액션, 특수효과, 섹스, 유머를 비롯해, 원한다면 어떤 이야기든 만들 수 있다.” <뱀파이어 다이어리>의 작가 줄리 폴락의 말은 뱀파이어의 영화적 효용을 단적으로 전달한다. 로맨스와 호러, 섹스와 특수효과 등 각각의 요소를 맘대로 조합할 수 있는 융통성을 전제로, 뱀파이어 소재는 스크린뿐 아니라 TV시리즈를 비롯해 DVD 등 2차 부가시장, 사운드트랙, 소설 분야에서도 효자로 통한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뱀파이어 소재의 영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맷 리브스 감독의 <렛미인>, 스크린 젬스가 제작하는 <프라이스트>, <브레이킹 던>이 차례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기획 중인 뱀파이어 소재 영화도 다양하다. 엘리자베스 코스토바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한 <히스토리안>을 비롯해 저스틴 크로닌 원작, 리들리 스콧 연출의 <패시지>, <노잉>을 연출한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드라큘라 이어 제로>, 게임을 영화화한 로기 픽처스의 <캐슬바니아>, <언더월드>의 4번째 후속편 3D 등이 뱀파이어영화의 계보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