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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DVD 국내서도 만들어 보고 싶어
김용언 사진 오계옥 2010-09-02

백승화 감독 vs 아폴로18

왼쪽부터 백승화, 김대인, 최현석

음악을 담아내는 카메라의 태도와 시선은 얼마나 중요한가. 음악다큐멘터리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놀라운 생동감은 감독 백승화가 실제로 밴드 타바코 쥬스의 드러머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몽환적이고 그런지한 메탈밴드 아폴로18의 라이브 DVD를 작업 중이다. <반드시 크게 들을 것>에 등장하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타바코 쥬스만큼이나, 아폴로18과의 친밀한 관계는 이 영상물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날 드러머 이상윤은 참석하지 못했다.) 백승화 인천 루비살롱에서 아폴로18 공연을 처음 봤다. 복도에서 담배 피우면서 다른 팀 욕을 하고 있기에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공연을 보고는 확 갔다. 그리고 뒤풀이에서 친해졌지. 김대인 그게 2년 전 일이다. 우리 앞에 공연하던 팀이 좀 재미없었는데, 승화가 드럼을 치는 타바코 쥬스 공연은 재밌었다. 어차피 우리 모두 리스너인데, 아폴로18과 타바코 쥬스처럼 음악 장르가 달라도 들을 때 좋고 잘하고 신나면 자동적으로 좋아지는 거다. 최현석 장르로 묶여서 친해지는 팀은 별로 없다. 인간적인 관계지. 백승화 정확하게는 술자리. 최현석 사실 승화가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을 찍는 걸 거의 의식하지 못했다. 술자리에선 카메라를 이렇게 아래쪽에 슬그머니 두고 있었다. 김대인 찍는 줄 알았으면 렌즈 앞에 좀더 자주 섰겠지. 최현석 그때의 승화는 <아메리칸 뷰티>에 나오는 그 오타쿠 남자애 같은 이미지였다. (일동 폭소) 백승화 난 분명 얘기했는데 본인들이 흘려들은 거다. (웃음) 최현석 남들은 자기가 이상하게 나왔다고 빼달라고 했다던데, 우린 분량이 더 늘어나길 바랐다. 김대인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이 이렇게 잘될 줄 미처 몰랐다. 작은 극장에서 한번 상영하고 말 줄 알았다. 최현석 다큐뿐 아니라 거기 나온 팀이 다 잘된 것 같다. 김대인 음악영화는 다들 비슷한 것 같다. 작게 시작하여 크게 성장했다가 메이저의 쓴맛을 보고 원점으로 돌아와 소박하게 다시 출발하는 스타일. 사실 우리나라에선 적용 안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음악영화나 다큐는 고생으로 시작해서 끝까지 고생하는 경우지. (웃음) 백승화 굳이 그렇게 고생하거나 밴드끼리 싸우는 것만 보여줘야 할까. 소재가 너무 한정된 것 같다. 최현석 뮤지션의 가장 멋있는 모습만 담았으면 좋겠다. 찌질한 것만 담으면 뭐해. <반드시 크게 들을 것>도 그래서 좋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공연 위주로 보여줬으니까. 백승화 5월 말에 열린 아폴로18 단독 공연을 라이브 DVD로 만드는 중인데, 영상 편집은 거의 다 끝났다. 최현석 승화 없었으면 못했을 프로젝트다. 김대인 예전에 EP 낼 때부터 승화한테 티저 영상을 부탁했었지. 최현석 냉정하게 말해서 카메라 들고 다니는 친구가 승화밖에 없었다. (웃음) 김대인 그때 돈 한푼 못 줬다. 나중에 용돈하라고 좀 쥐어줬더니 좋아하더라고. (웃음) 그렇게 시작한 게 이번 라이브 DVD 작업까지 왔다. 백승화 아폴로18은 영상에 관심이 많다. 음악도 들어보면 영화음악 같다. 음악 자체가 곡선적이라고 해야 하나, 이미지적이고 감성적인 헤비메탈이다. 앨범 낼 때마다 티저 영상과 뮤직비디오를 반드시 만들었다. 김대인 외국엔 이런 라이브 DVD가 많은데 한국에선 유독 없지. 승화가 먼저 제안했는데, 우리도 뭐 거창하게 시스템을 바꿔보자까진 아니어도 이런 영상을 남기고 싶었다. 한번으로 끝낼 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낼 거고. 최현석 일본만 가도 인디밴드가 라이브 앨범처럼 라이브 DVD를 만든다. 돈이 안된다고 이런 작업마저 포기하는 건 싫다. 백승화 라이브 촬영 자체가 한국에서 너무 활성화되지 않아서 참고할 게 없었다. 이를테면 케이블방송에서도 엄청나게 큰 영상 장비를 갖고 와서 밴드 공연을 찍는데, 결과물을 보면 누가 찍더라도 이것보단 잘 찍겠다 싶더라. 아니면 우리끼리 하더라도 돈이 없으니까 원테이크 원신으로 싸게 막 찍는다. 이번 아폴로18 라이브 DVD는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은 친구들을 모아서 대충 찍은 점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 영화하는 전문 인력을 불렀다. 문제는 그렇게 전문 인력이 와도, 라이브 DVD 작업이 쉬운 게 아니다. 음악의 포인트를 맞춰서 카메라를 움직이는 게 어렵다. 특히 아폴로18의 음악은 결코 쉽지 않으니까 거의 외우다시피 해야 한다. 1절, 2절, 중간에 뭐가 등장하는지 다 알아야 한다. CD로는 음악을 듣기만 하지만, 라이브 DVD는 그 CD를 보는 거니까. 최현석 당연히 라이브를 찍는 사람도 음악을 수십번 듣고, 이 부분에 어떤 동작이 나오고 이 밴드가 어떤 리액션을 취하는지 알고 그걸 살려줘야 한다. 긴 시간 우리와 함께 보내야만 공연 결과물이 제대로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백승화 아폴로18은 워낙 오래 같이 지냈으니까.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제 눈감고도 찍을 수 있다. (웃음) 최현석 그러니까. 승화 본인이 음악도 하니까 확실히 다르다. 김대인 영상 샘플을 미리 봤는데, 그림이 괜찮더라. 최현석 승화가 대인이 형만 찍었다. 내 분량도 좀 늘려. (웃음) 백승화 형이 계속 등을 돌리고 있었다. 이쪽 카메라 좀 보라고 계속 신호를 줬는데도…. 김대인 승화가 우리 시선에 거슬리지 않게 카메라 자체를 구석구석에 신경써서 배치했다. 카메라가 있다고 해서 특별히 신경쓸 필요없이, 편하게 늘 하던 대로 공연을 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백승화 생동감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뮤직비디오처럼 공연을 여러 번 찾아다니면서 최고 장면만을 고르는 게 아니라, 그날 한번의 공연을 찍었기 때문에 순간적인 포착이 제일 중요했고 그 다음으로 역동성도 고려해야 했다. 사실 공연장 자체에선 무대가 그리 역동적으로 안 보이더라도, 라이브 DVD에선 그걸 더 배가해줘야 한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게 나올 것 같다. 아폴로18이 분위기가 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처럼 보컬이 막 뒹굴고 그러지 않으면서도(웃음), 음악에 아우라가 있다. 제자리에서 액션을 약간만 해도 듣는 사람에게는 꽤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 포스를 잘 잡아야 하는데…. 최현석 9월 말이나 10월 초쯤 라이브 DVD와 새 싱글 앨범이 거의 동시에 나오게 될 것 같다. 백승화 아폴로18의 앨범만큼만 라이브 DVD도 팔리면 참 좋겠다.

<대표작>

백승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2010)

아폴로 18(김대인,최현석,이상윤) <The Red Album>(2009) <The Blub Album>(2009) <The Vioet Akbum>(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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