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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 대한 사랑과 잘해주지 못한 안타까움 <그 남자가 아내에게>
김성훈 2010-08-25

“피사체에 관심이 많을수록 좋은 사진이 된다.” 그러나 사진작가 스케(도요카와 에쓰시)에게 아내 사쿠라(야쿠시마루 히로코)는 더이상 흥미로운 피사체가아니다. 아내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아내 몰래 외간 여자를 집에 들이는가 하면, 여행 가자는 아내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내 없이는 단 하루도 버텨낼 재간이 없다. 참 이기적이고 뻔뻔한 남편이다. 이 모든 행동이 결혼 10년차 중년 남성의 권태기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침대 서랍 안에서 아내가 누군가와 주고받은 한 무더기의 편지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렇다. 그때부터 여행(?) 간 아내의 빈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 남자가 아내에게>에서 아내의 부재는 단순히 남편을 계도하기 위한 설정이아니다. 물론 남편은 그간 아내에게 했던 자신의 말과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전부 소용없는 일이다. 이유는 영화의 종반부에 모두(?) 밝혀진다. 순간 아내에 대한 사랑과 아내에게 잘해주지 못한 안타까움이 극대화된다. 이것이 아내의 부재라는 설정의 목적이다. 이야기의 정보를 제한하다가 결국 모든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는 방식은 이미 감독의 전작인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에서 보여준 바 있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설정이지만 영화의 재미는 다른 데 있다. 두 주연배우뿐만 아니라 스케의 사진 조수 역을 맡은 하마다 다쿠, 배우 지망생 역의 이가와 하루카, 정체불명(?)의 게이 할아버지 역의 이시바시 렌지 등, 다섯 배우들의 연기가 제법 볼 만하다. 특히, 이들이 주고받는 대사들은 탁구 경기처럼 리듬감이 넘친다. 그 점에서 ‘생연극 같은 영화’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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