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친아, 딸친엄이 뜨는 계절이 돌아왔다. 돈과 지위, 권력을 고루 갖춘 ‘딸 친구 아빠 엄마’가 되려면 딸을 위해 위장전입은 기본으로 깔아주고, 기타 나열하기도 입 아픈 각종 비리와 불·탈법 의혹 등은 거느려주어야 한다. 신종 옵션만 언급하자. 친구에게 월급받아 살면서 딸 앞으로 수천만원씩 펀드 넣어주기, 최저생계비로 살면서 재산 10배 불리기 등 생생 경제공부가 추가되겠다. 참, ‘공정한 사회’를 위해 쪽방 같은 그늘진 재개발구역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혹자는 이들을 일컬어 ‘보수’가 아니라 (사익추구 혹은 재산증식의) ‘고수’라고 하는데, 백과사전형과 기본교과서형으로 나뉜다. 각 분야에 고루 능력을 보인 이가 전자라면 위장전입 같은 기본기에 충실한 이는 후자 되겠다. 특히 박아무개씨의 위장전입은 ‘생활의 달인’ 에 등장할 정도. 회사밥 먹거나 자영업자도 아닌, 학교밥 먹고 나라밥 먹은 이가 이렇게까지 굶주려 보이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서류만으로 쏟아진 의혹이 이 정도니, 아무리 ‘세탁소 청문회’라 해도 오가는 말 속에서 어떤 ‘신기술’이 공개될지 지켜볼 일이다(바로 옆 지면 신두영 기자 중계 바빠질 듯).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그동안에도 줄곧 한자리씩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문제의식도 두려움도 없다는 소리다. 전직 대통령과 천안함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조둥이’라는 별칭을 얻은 분의 발언 빼고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청와대에서 이미 다 알고 있던 내용이라고 한다. 인사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실적만 올리면 된다는 사장님, 아니 대통령님의 진심이 그대로 얹힌 결과인 셈이다. 이른바 ‘흠결보다는 능력’론. 무슨… 능력?
“세상을 박쥐처럼 살지 말라.” 이 말은 신재민 후보자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시절 YTN 노조에 했던 말이다. 사익을 알뜰히 챙기면서 공익까지 책임지는 척하는 거, 그야말로 ‘박쥐 짓’이다. 만약 그거는 그거고 이거는 이거라면…, 음, 당신은 진정한 박쥐.
(참, 당시 신 차관은 “YTN이 살려면 희생양을 만들어라”라는 명언도 남기셨는데, 이번 청문회에서 희생박쥐가 나올까. 우리 홍 반장 기세를 봐서는…. 한나라당의 ‘도꼬다이’ 홍 반장과 ‘무데뽀’ 청와대의 곁다리 경기도 지켜볼 만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