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궁>
9월8일~10월24일(월 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연출 김재성 출연 유노윤호, 런, 김동호, 신의정, 곽선영, 이창희, 정동화, 서현진, 최수진 외
*줄거리* 황태자 이신은 엄격한 규율을 따라야 하는 궁에서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한편, 평생을 황제로 살아야 한다는 데 부담을 느낀다. 그러다 서민으로 살아온 채경을 황태자비로 맞이하면서 그녀와 가까워진다. 어린 시절부터 연인처럼 지내온 신과 효린의 관계는 삐걱거리고, 왕위 자리를 놓고 신과 율은 대립한다. *관전 포인트: 소녀 취향의 팬시한 뮤지컬? 아니다. 그보다 화려한 쇼가 펼쳐진다.
청바지에 흰 티셔츠만 입어도 눈에 띄는 이들이 있다. 평범한 추리닝을 걸쳐도 멋스러운 이들이 있다. 뮤지컬 <궁>에서 황태자 이신 역에 캐스팅된 유노윤호, 런, 김동호가 그랬다. 이신이라는 캐릭터는 궁의 엄격한 규율을 피곤해하는 까칠한 황태자. 궁 밖으로의 일탈을 꿈꾸지만 왕위를 노리는 자들과 맞서야 하는 강인한 면모도 지녔다. 황태자로서의 품위와 외모는 필수. 키 180cm가 넘는 건장한 신체 조건의 세 배우는 놀랍도록 황태자 이신과 포개졌다.
<그리스> <싱글즈> <쓰릴미>를 통해 뮤지컬계의 샛별로 떠오른 김동호를 빼고, 두 사람은 뮤지컬이 처음이다. 그러나 가수 출신의 두 배우는 노래라면 자신있다. 8월6일, 국립중앙박물관에 위치한 <궁>의 연습현장을 찾았고,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배우는 편안한 복장으로 연습실 마룻바닥에 앉아 노래 연습에 돌입했다. 드라마 <궁>의 테마곡으로 귀에 익은 <사랑인가요>가 오늘의 연습곡. <사랑인가요>는 이신과 채경의 듀엣곡이다. 이날은 앙상블의 코러스에 포커스를 맞춰 연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유노윤호는 끄떡끄떡 몸짓을 섞어가며 열창했다. 드라마 <신이라 불린 사나이> O.S.T에 참여하면서 <궁>의 하울 음악감독과 연을 맺은 런은 힘들이지 않고 깔끔하게 노래를 불렀다.
이어서 1막의 축제준비 안무 연습이 시작됐다. 채경 역의 신의정, 곽선영, 효린 역의 서현진, 최수진 그리고 앙상블이 함께했다. 연습실엔 파스 냄새가 진동했다. 여기저기서 어깨, 팔, 다리에 파스를 뿌려댔다. 여기가 부상병동은 아닐 텐데, 서현진 역시 리프팅 연습을 하다가 살짝 삐끗했다며 목에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작은 실수가 큰 걸 그르친다고.” 오재익 안무감독의 말처럼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비보잉, 라틴댄스, 애크러배틱 등 다이내믹한 춤을 소화할 수 없다. 살짝 엿본 안무 연습은 뮤지컬 <궁>이 화려한 쇼가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것이 만화와 드라마와 구별되는 뮤지컬 <궁>만의 매력일 것이다. 이신, 채경, 효린, 이율 네명의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 그 이상을 뮤지컬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윤호와 함께 우리 셋은 서로의 부족한 걸 채워주는 관계
이신 역의 런과 김동호 인터뷰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고. 런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다들 뮤지컬 배우들이라 약간의 무서움이 있었다. 그런데 괜히 조심한 것 같다. 오히려 나중에 상대 배우들이 나에게 다가갈 수 없는 포스가 있었다고 말하더라. 김동호 어느 때보다도 밝은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런 형이랑 윤호와도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신 역에 트리플 캐스팅 됐는데. 각자의 장점은 뭔가. 런 라이벌 구도라기보다 부족한 걸 많이 채워주고 있다. 윤호는 정말 열심히 한다. 매사에 진지하고 집중한다. 동방신기 리더의 카리스마가 뮤지컬할 때도 나오는 것 같다. 동호는 처음 봤을 땐 배우 소지섭 닮았다고 느꼈다. 부드럽고 섬세한 면이 있는 것 같고, 연기와 관련해 도움을 많이 받는다. 김동호 윤호는 가수로 데뷔하기 전 연습생 시절 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지금은 세계적인 아이돌이지만 그런 시간들을 거쳤기에 어떤 아우라가 생기는 것 같다. 윤호는 황태자로서의 자태가 잘 나온다. 런 형은 하울 음악감독님이 인정할 정도로 노래를 굉장히 잘한다. 가수 중에서도 노래 잘하는 가수다.
-뮤지컬 <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런 노래가 다 알차다. 그중에서도 드라마 주제곡으로 쓰인 <사랑인가요>가 좋다. 뮤지컬에서도 테마곡으로 쓰인다. 또 <웨이크 업>이라는 노래가 부르기는 어려운데 애정이 간다. 보통 노래가 낮은 음에서 시작해 서서히 높은 음으로 올라가는데 <웨이크 업>은 시작과 끝이 같다. (웃음) 김동호 드라마 <궁>을 뒤늦게 봤다. 일로서 드라마를 봐야 하는데, 푹 빠져서 본 거다. 드라마에서 <사랑인가요> 간주가 나오면 가슴이 뛰더라. 그 노래를 내가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웨이크 업>은 런 형 말처럼 어려운 노래다. 이 노래는 부르는 사람은 굉장히 어려운데, 듣기에는 어려워 보이지 않는 노래다. 그래서 <웨이크 업> 부르다가 조금 실수하면 사람들이 ‘뭐야~ 이 쉬운 노래 부르면서 실수하고’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