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을 다시 만났다.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일부 장면이 인간의 존엄을 해친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논란이 된 <악마를 보았다>는 최종적으로 1분30여초를 삭제하고 예정대로 8월12일 개봉했다. 하지만 영화는 다시 급격한 찬반양론에 휩싸였다. 개봉 전날인 11일 오후 5시 기자 시사회를 가진 이후 수많은 기자와 평론가들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렸고, 12일 조조 개봉 이후부터 네티즌의 반응 또한 각양각색이다. ‘1점과 10점으로 나뉜 평점’이라는 말이 그 화제성을 증명한다.
·기자시사가 열리고 불과 10여 시간 만에 극단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 반응을 살펴봤을 텐데 어떤가. =어떤 기자분이 쓴 리뷰를 보니까 ‘수박을 반으로 쪼개는 것처럼 찬반양론으로 나뉠 것’이라는 얘기가 보이더라. ‘정육점 스릴러’라는 표현도 재밌었고. 아까는 조카한테서 문자가 왔는데 인터넷 반응을 쭉 훑어보니 평점이 1점 아니면 10점인 것 같다고 하더라. (웃음) 등급문제로 애를 먹다가 그런 반응들을 접하니 좀 당혹스럽기도 하고 힘도 빠지고 그런 게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장화, 홍련>(200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 영화를 만들 때마다 그런 논란이 있어서 익숙하기도 한데, 이번에는 좀더 세게 다가오는 것 같다. ‘고어 스릴러’라고 하는 장르가 어떻게 보면 지금껏 외국영화로 느껴지는 측면이 많은데, 한국이라고 하는 현실로 들어오니까 더 공포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들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걸 못 견뎌하는 사람들은 그 숨막힐 듯한 상황이 싫을 수 있고, 반면에 그걸 장르적 쾌감으로 즐기는 분들도 있을 테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에게 김용화와 장훈의 지혜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웃음)
·노란 봉고차의 이미지가 <조디악>(2007)의 노란 택시를 연상시킨다. 평소 <쎄븐>(1995) 등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들에 호감을 표한 건 익숙한 얘기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가. =물론 <조디악>은 너무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룩’을 비슷하게 가져가고픈 마음은 있었다. 가령 영화가 너무 ‘생짜’ 같은 느낌이 안 들고 약간은 촌스럽다고도 할 만큼 농도를 뺀 수채화 같은 색감을 살리려 했다. 장면 자체가 강렬한데 콘트라스트를 세게 넣고 입자를 거칠게 다루거나 했으면 영화가 더 장르영화처럼 보였을 거다. <조디악>도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은 특성이 60년대 톤을 살려주기도 하고, 핀처의 이전작들과 달리 차가운 질감이 아니라 좀더 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리얼하면서도 단정하고 밤장면이라도 뭔가 인위적인 조명이 없다. 말하자면 <악마를 보았다>도 화면을 일부러 스타일리시하게 가려는 마음이 없었다고나 할까. 공포영화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데 이전에도 그런 작업을 해봤지만 공포영화스러운 조명은 하나도 없다. 이전 나의 영화들보다 매만질 수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지만 무척 섬세하게 작업했다.
·연쇄살인마 장경철의 첫 번째 살인이 어떻게 벌어질까 눈여겨봤다. 이후 벌어질 장면들의 가이드이기도 할 테니까. =여자가 임신했다는 얘기를 듣고서도 약간 뒤로 살짝 물러났다가 멍하니 쳐다보는 장면이 있다. 아마 최민식이 아닌 다른 배우라면 좀 다르게 갔을 것 같다. 뭔가 그 얘기에 동요가 된다고 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마구나 하는 걸 강화하기 위해 그런 타이밍과 호흡을 줬다. 그렇게 뭔가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은 채 예측 불허의 공포감이 직접적으로 세게 전달되게 했다. 이후 벌어질 살인들에 공포감을 배가하기 위해서랄까.
·연쇄살인에 사용되는 차량들이 마치 생명체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연쇄살인극에서 가장 중요한 소품이기도 한데, 스르르 기어 내려와서 먹잇감을 찾으러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슬그머니 다가오기도 한다.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일단 사람이 타고 있지만 보이지는 않고 무섭게 노려보는 느낌이 있다. 존재만으로는 뭘 하는 것도 아니고 위협적이지도 않지만 뭔가 신호를 보내기 직전의 공포스러운 순간이 있다. 그리고 뭔가 악마라는 물성을 부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다가오기 전까지의 공포스러운 순간, 그저 가만히 덩그러니 서 있는 모습에서 느끼는 두려움 등 이동 자체가 공포를 증폭시킨다.
·부상당한 장경철이 또 다른 살인마들이 탄 택시를 타고 가는 장면이 흥미롭다. ‘프레디 vs 제이슨’의 대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그럴 거다. (웃음) 수현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영화에서 순간적으로 경철의 입장으로 들어가는 역전의 순간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반말하는 의사를 위협하는 장면도 그런 순간이다. =악마의 세계에도 급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웃음) 택시 살인마들은 뜻하지 않게 더 센 악마를 태운 거다. 막무가내로 여겨지는 경철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부딪힐 수 있는 상황들을 체험하는 거다. 예전에 교도소에서 강력범을 교화하는 일을 한 스님과의 친분으로, 서진룸살롱 칼부림 사건 등의 주모자 친구들 보스를 만나는 데 따라간 적 있다. 길거리에서 나는 그냥 졸졸 따라다니는 모양이었는데 정말 10여 미터마다 그 비슷한 사람들이 다 인사를 하는 거다. 내 일상에서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정말 섬뜩했다. 사실 알고 보면 내가 이런 사람들과 알게 모르게 다 어깨를 부딪치며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내 일상과 비일상의 어두운 선과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이랄까.
·장경철이 타고 다니는 봉고차의 백미러에 있는 천사 날개가 <올드보이>의 천사 날개를 연상시키고, 펜션에서 여자를 겁탈하는 모습은 <친절한 금자씨>에서 최민식이 연기한 백 선생을 떠올리게 한다. 여러 비평과 인터넷 글에서도 최민식이라는 교집합을 두고 박찬욱의 ‘복수 3부작’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시선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백미러의 천사 날개가 그렇게 연결될지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 (웃음) 나 역시 그런 반응들을 보긴 했는데 그런 의미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오직 영화 안에서의 인물과 캐릭터만 생각했다. ‘복수 3부작’과의 연결 얘기도, 음 그런 설정들은 사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알 수 있는 현학적인 부분이기도 한데 나는 정말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똑똑했다면 벌써 걸작을 만들었을 거다. (웃음) 만드는 태도라는 측면에서 내가 늘 염두에 두는 건 ‘장인의 윤리성’이다. 만듦새라는 측면에서 결코 부끄럽지 않은, 관객에게 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태도 말이다.
·한국의 실존 연쇄살인마 중에 1994년 이른바 ‘살인택시’라 불린 온보현의 경우, 살해 도중 큰 부상을 입어 상처 치료와 더불어 적잖은 두려움도 느껴서 보름 정도 추가 범행을 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은 것도 물론이다. 그런데 장경철의 경우 수현에게 첫 번째 공격을 받은 다음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심지어 치료를 위해 들른 병원에서 계속적인 범행을 저지른다. 그의 확고한 악마성을 보여주는 설정 같다. =팽팽하게 곤두서 있는 상태로 쉬지 않는 게 이 영화의 중요한 컨셉 중 하나였다. 장경철에게 일종의 휴식이나 치료의 시간을 주지 않은 데에는 수현과 대칭을 이루기 위한 의도도 있다. 수현은 약혼녀의 죽음 이후 계속 날이 서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고통을 주기 위해 눈곱만큼도 뜸들이지 않고서 주시하고 기다린다. 또 한편으로는 장경철이 예측 불허의 행동을 하는 것과 더불어 완전히 개망나니, 인간말종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저렇게 자신의 육체가 불편한 상태에서도 끔찍한 짓을 쉬지 않으니….
·그런 과정에서 수현도 함께 악마로 변해가는 느낌인데, 영화 촬영 직후 가졌던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만일 네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연도 곧 네 안으로 들어가 너를 들여다본다”는 니체의 <선악의 저편> 문구는 이 영화의 핵심인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문구를 영화 시작 전의 자막으로 엄숙하게 넣고 시작하면 전체적인 정서를 흐트러트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짐승 잡으려고 짐승이 돼야 쓰겠냐’는 형사 천호진의 대사로 흘러가면서 그 위험은 비켜간 느낌이다. =사실 그 문구를 영화 앞에 넣으면 어떨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너무 속 보이는 느낌이었다. 영화 속에 그 책과 페이지를 등장시킬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영화에는 그런 책을 읽을 만한 인물이 없다. (웃음) 그래서 천호진의 대사로 응용한 건데 그 즈음에서 황폐해진 복수의 판타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복수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응어리가 해소되는 게 아니라 정신이 더 황폐해져가는 거다. 살아남은 자의 끝없는 슬픔 같은 것이기도 하고. 악을 악으로 징벌한다는 부조리, 뜻한 바를 이뤘지만 더 괴로움에 시달리게 되는 아이러니, 이 영화에서는 그 두 가지만 얘기하고 싶었다.
·당신이 예전 어딘가 직접 쓴 글에서, 군대에서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내려가면서 볶음밥을 먹었던 일화를 인상적으로 읽은 기억이 있다. 부친의 사망 소식에 괴로운 마음과 별개로 배고픈 건 어쩔 수 없는 건데, 수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계속 같은 패턴으로 복수를 반복하는 가운데 복수심이 희석되는 순간이 생기지도 않을까. =군대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는 거의 기절 직전까지 울었다. 그게 너무 심해서 빨리 휴가 조치를 내라고 해서 대령 지프를 타고 나갔는데, 헌병 초소 지날 때까지도 눈물을 그치지 못했고 심지어 따로 버스를 잡아서 태워주기도 했다. 그러다 서울역에 내리는 순간 자장면집이 보였고 평소 먹고 싶었던 볶음밥 생각이 간절해지는 거다. 그러면서 슬픈 감정보다 내 위가 더 솔직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무척 혼란스러웠다. 거기서 인간의 실존을 느꼈다, 뭐 그러면 오버지만 어쩔 수 없는 본능에 대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정반대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장경철이 전혀 영문을 모른 채 당한 다음 택시에 홀로 남겨지고, 왜 자신의 위치가 발각되는지 눈치채는 순간 등 국면 전환을 맞으면서도 그 강도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 일화와 달리 희석되는 것 없이 계속 복수의 끝을 향해 나아간다. =가령 TV나 신문 기사를 통해 그런 연쇄살인범들을 접하면 어르신들은 저런 놈은 당장 교수형에 처해야 된다느니, 광화문 네거리에 매달아서 서울시민 모두 돌팔매질을 해야 한다느니 얘기를 하는데, 말하자면 그 순간 분노가 최고조인 상태다. <악마를 보았다>는 바로 그 감정을 그대로 끝까지 쭉 흐트러짐 없이 가지고 가는 영화다.
·그런 가운데 최민식과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놓여 있다는 것이 가장 의아하고,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가치인 것 같기도 하다. 하드고어 영화에 출연한 한류스타 이병헌이라. =두 배우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5년 만에 돌아오는 최민식이 이 영화를 하자고 할 때 사실 이 인간이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웃음), 이병헌 역시 한류스타임에도 수많은 여성팬들이 아연실색하게 아가리를 찢는 장면을 연기할 거라곤 상상하기 힘들었을 거다. 그러면서 이병헌이 천생 배우라고 생각했다. 누구는 계산이 많은 사람이라고도 하는데 내가 보기에 이병헌은 철저히 ‘돌쇠’과 인간이다. (웃음) 양쪽 다 마성을 가진 사람들 같고 히스테리컬한 상태로 이 영화에 임한 것 같다. 그런 여파 때문인지 나 역시 굉장히 히스테리컬한 상태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장르영화의 관습적인 흐름 속에서 두 강렬한 캐릭터를 매만지며 중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과정이 힘들었을 것 같다. 영화는 장르영화적인 두 남자의 대결 구도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다. 그런 계산되지 않은 접근 역시 당신의 이전 영화들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안하무인으로 폭력적으로 살아왔고 단 한번도 공격받을 거란 위협없이 살던 살인마가 최초로 공격받는 걸 느꼈을 때의 긴장과 두려움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품게 된다. 그 결과 초래되는 모습들은 아무도 수습하지 못하는 지경으로 나아간다. 반면 그 과정에서 수현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부딪히면서 복수의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어느 순간 이건 둘 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 된다. 그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탁 틀어지는 지점이 이 영화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말하자면 <악마를 보았다>는 전리품이 없는 싸움에 뛰어든 한 남자의 허망한 파국이기도 하다.
·엔딩에 대한 논란을 예상했을 것 같다. 당신의 이전 영화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논쟁적인 마무리다. =음, 처음부터 논쟁을 유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또 다른 엔딩 두 가지를 찍어두기는 했고 고심 끝에 지금의 결말을 택한 건 맞다. 박훈정 작가가 쓴 시나리오와 가장 다른 부분이 결말이기도 하다. 목표는 그런 거였다. <햄릿>에서 무방비 상태로 기도하는 왕의 뒤에 있던 햄릿이 칼을 빼들었다가 다시 칼집에 넣으면서 하는 대사가 있다. 기도할 때 좀더 확실하게 해치울 수 있지만 그러면 저놈이 깨끗한 영혼으로 천국에 들 예를 갖추고 있을 때 죽이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것은 복수가 아니라며, 좀더 끔찍스러운 때를 기다리기로 한다. 취해서 만신창이가 되어 있거나 발광을 하고 있을 때, 아니면 음란을 탐하고 있거나 노름, 악담 등 구원없는 악행에 빠져 있을 때 지체없이 처치하리라고 마음먹는다. 그러면 시커먼 지옥으로 곤두박질칠 것이라 생각한다. 내내 경철에게 복수하는 순간도 그러했지만 마지막 순간도 그런 마음이다. 이병헌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좀더 내가 주장한 면이 있다. 난 가장 흥분한 상태로 최고조로 피치를 올렸다가 급격하게 추락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개봉하고서도 굉장히 마음이 복잡할 것 같은데 지금 심정은 어떤가? 매번 기분을 물어보게 된다. (웃음) =딱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일단 이런 영화로 손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건 나는 <악마를 보았다>가 용기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어 스릴러’라고 하는 새로운 장르의 취향을 성공적으로 끌어냈으면 하는, 그래서 한국영화의 또 다른 스펙트럼과 표현의 수위를 좀더 끌어올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병헌과 최민식이 이런 작품을 택한 것에 대해 각각 여전한 스타성과 성공적인 귀환으로 인정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관객 입장에서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해소되지 않는 부분은 영등위로 인한 것도 있다. 이미 특정 장면을 거론하고 문제 삼으면서 영화의 스포일러를 밝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정작 그 장면을 볼 수 없게 하였으니 답답한 순간들이 있었다. =사실 국내 개봉한 해외 공포영화들과 비교하면 수위가 별로 높은 것도 아니고, 굳이 해외영화가 아니라도 기존 한국영화에서도 허용됐던 장면들임에도 삭제 요청이 들어와 난감했다. 사실 하드고어한 장면들이 중요한 호러, 스릴러 장르에서는 그런 장면들이 이야기의 흐름은 물론이고 영화에서 화법상 감정적, 정서적으로 막혔던 걸 풀어주는 측면이 있다. 연출과 결부하여 그런 걸 영화적인 해소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을 제거하고 박탈함으로써 영화가 좀 답답하고 시리어스한 느낌을 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 보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단순히 하드고어 영화로만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는 거고. 아무튼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거라곤 ‘깡’과 ‘맷집’뿐이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