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도 아라타는 2008년 <애도하는 사람>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의 대표작이랄까, 그를 소개하기 위해 읽기를 권하는 책을 한권 꼽는다면 뭐가 좋을까 생각하면 도리없이 <애도하는 사람>과 그 10년 전에 쓰인 <영원의 아이> 사이에서 망설이게 된다. <영원의 아이>는 10년 전에 출간되었다 절판되어 일본 소설 붐이 분 2000년대 내내 많은 호기심의 주인공이 된 책이기도 하다. 덴도 아라타는 이 책을 쓰는 데 휴일없이 꼬박 5년을 바쳤다. 덴도 아라타는 문고본 출간시 작품 수정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재출간된 <영원의 아이>는 1999년 발행된 단행본을 번역 저본으로 삼아 2004년 발행된 문고본을 참고하여 만들었고, 새롭게 번역했다.
첫 장면. 한 소녀가 등산을 하고 있다. 그 소녀, 유키는 구원을 찾고 있다. 하지만 고생해 산을 오른다고 구원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하는 결심.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우리뿐이다. 소녀와 그 곁의 두 소년은 모두 소아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퇴원 직전의 마지막 산행, 그리고 구원을 향한 단호한 결심. 그리고 17년이 흐른 뒤 이들이 재회한다. 세 아이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결심을 실행에 옮겼을까, 그리고 그들은 구원을 얻었을까.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지금의 이름과 과거의 별명이 겹치고, 가족의 과오와 개인의 죄악이 맞붙는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읽기 괴롭고, 괴로운 만큼 사로잡혀 읽게 되는 이야기다. 아동학대를 깊은 곳까지 들어가 들여다보고 먼 곳까지 끌어내 그 여파를 탐색한다. 불행이 익숙했던 과거에 사로잡힌 스물아홉의 그들이 “살아 있어도 괜찮아”라는 말에 기대는 모습은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주인공들을 기억하게 만든다. 일본에서 나카타니 미키, 와타베 아쓰로, 시이나 깃페이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