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지>는 일본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데스노트>의 주연배우 후지와라 다쓰야가 출연하고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일본의 명배우 가가와 데루유키도 조역으로 출연한다. 편의점 직원으로 일하며 젊은 날을 허송세월하던 주인공 카이지(후지와라 다쓰야). 그에게 어느 날 날벼락이 떨어진다. 친구의 빚보증을 서준 게 잘못되었으니 대신 갚으라는 사채업자의 협박. 돈이 다급해진 카이지는 사채업자의 이상한 제안에 끌려 도박선에 올라타고 거기서 절체절명의 도박판에 휩쓸리게 된다. 카이지처럼 돈이 필요한 사람들 수십명이 이곳에 모여들었다. 거대한 지하도시를 건설하려는 야욕을 지닌 정체불명의 대기업이 이 게임을 벌였으며 여기에서 진 사람들은 지하도시 건설의 인부로 끌려간다. 카이지도 패배하여 인부로 끌려가지만 그는 다시 필사적으로 지상에의 복귀를 꿈꾼다.
영화에 등장하는 몇개의 게임이 어떤 인간성의 면모와 연관되어 있다는 건 재미있다. 특히 첫 번째 게임의 연출 장면이 가장 재미있고 긴박감 넘친다. 단순히 가위바위보 카드를 서로 내는 단순한 규칙을 따르는 것인데 결국 이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인간의 술수와 탐욕이다. 혹은 지하로 끌려가 노예처럼 일하며 그들만의 지하화폐로 먹고살아야 한다는 가정도 만화적 상상이라고는 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전반적으로 비약은 좀 심한 편이다. 이 영화의 묘사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인간은 딱 두 종류, 쓰레기 아니면 영웅인데, 그건 좀 망측하다. <카이지>가 영화적으로 신중한 완성미를 감안하여 만들어진 것 같진 않고 그보다는 만화의 분위기를 영화로 옮겨내는 재미에 열중한 것 같다. 나태한 인간이 영웅적 초인으로 변모하는 이야기인데, 그의 팬이 아니라면 후지와라 다쓰야의 징징거리는 연기가 좀 거슬리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