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 수정과 함께 지구에 떨어진 슈퍼맨처럼 <마법천자문: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이하 <마법천자문>)의 손오공은 ‘마법천자패’와 함께 화과산 자락에 불시착한다. 세월이 지나 손오공이 이 산의 두목이 된 어느 날, 혼세마왕이 나타나 마법천자문의 조각을 찾는다며 마을을 뒤집어놓는다. 조각들을 모아 마법천자문의 비석을 완성해야 비석에 봉인된 대마왕을 부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한 오공은 화과산을 지키기 위해 한자마법을 배우기로 결심하고, 보리선원을 찾아간다. 이곳에는 한자마법의 1인자가 되기를 원하는 삼장과 마법보다는 먹는 것에 심취한 돈돈이 있다. 마법천자패의 도움으로 한자마법을 단기완성한 손오공은 혼세마왕과의 일전을 준비한다.
만화 <마법 천자문>은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마법을 부렸다. 이것만 읽으면 ‘한자’가 외워진다! ‘한자습득’의 기능적인 면에서 볼 때 애니메이션 <마법천자문>은 원작을 읽은 아이들을 위한 복습용 교재다. 원작이 강조한 한자마법의 원칙은 ‘한자를 정확히 쓰고 정확한 뜻과 음을 말해야 한다’였지만, 애니메이션 속에서 한자는 마법의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요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마법천자문>을 경험할 관객이 익힐 수 있는 한자는 극중 오공이 찾는 마법천자패의 숨겨진 5개의 한자일 것이다. 勇(날랠 용), 忍(참을 인), 學(배울 학), 信(믿을 신), 友(벗 우). 원작의 1권부터 6권까지의 내용을 아우르는 <마법천자문>은 이 한자들에 맞춰 이야기를 구성했다.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한자는 學(배울 학)이다. <마법천자문>의 상당 부분은 오공이 한자마법을 공부하는 과정이다. 오공과 삼장, 돈돈이 서로에 대한 믿음(信)과 우정(友)으로 혼세마왕을 무찌르는 과정은 공들인 액션에 비해 성급히 요약된다. 물론 후반부에 떨어지는 긴장감이 <마법천자문>의 흥행에 미칠 영향은 없어 보인다. 브랜드 가치만으로도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않을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