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의 <그랑 블루>가 부활한 것 같은 스토리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를 사랑했던 베테랑 스쿠버 다이버 망텔로 형제는, 그러나 <그랑 블루>의 주인공 자크와 달리 자신들이 보아온 심해 속 풍광을 관객과도 공유하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20년 동안 망텔로 형제는 <바다의 신비 3D> <상어의 세계 3D> <돌고래와 고래의 세계 3D> 등을 발표할 때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3D 해양다큐멘터리의 신기원을 창조했다.
<오션월드 3D>는 망텔로 형제가 직접 개조한 75kg 3D 카메라로 7년 동안 1500여 시간을 들여 완성한 대작이다. 출산을 위해 5천 마일을 헤엄쳐 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다거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의 시선을 따라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한 심해 생물들의 내밀한 삶이 드러난다.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도 들리는 혹등고래의 노래, 동화 속 요정이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풀잎 해룡, 근사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선보이는 바다표범, 매혹적인 플라멩코 댄서를 보는 듯 유유히 헤엄치는 스패니시 댄서….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풍부한 이미지가 쉴새없이 펼쳐지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내레이터는 <오션월드 3D>에 등장한 모든 심해 생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고, 그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음을(그중 몇몇은 ‘극심 멸종 위기’) 적시하며 적극적인 환경 운동에 대한 관객의 지지까지 호소한다.
덧붙이는 말. 최근 1, 2년 동안 한국에서 개봉하는 동물 다큐멘터리들이 유명인이든 전문 성우든 내레이터를 내세워 영상 속 모든 생물을 의인화하는 폐해에 대해 지적할 필요가 있다. TV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에는 내레이터가 내용에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드문데, 왜 극장용 다큐멘터리에서는 유독 ‘교육용’ 내지는 ‘아동용’이라는 편견을 갖게 만드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