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야메테(그만해요)! 야메테!” 납치당한 여자가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는 밧줄을 풀어달라고 애원한다. 물론 남자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그저 끼니때마다 먹을 것을 갖다주고 자기 전에 몸을 씻겨주며 ‘사육’할 뿐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자신만의 애정 표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는 자신을 납치·구금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이것이 <완전한 사육> 시리즈의 주요 골격이다. 매편 출연하는 배우, 사건, 줄거리만 바뀔 뿐이다. 관습적인 장치들로만 구성되었음에도 시리즈는 <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1999)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편이나 만들어졌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어쩌면 방문 틈 사이로 여성의 육체를 은밀하게 훔쳐보는 시선인지도 모른다.
전작 <붉은 살의:완전한 사육>이 나온지 6년 만에 만들어진 7번째 시리즈는 외로운 사람들이 하녀의 대접을 받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하녀(메이드) 카페가 배경이다. 사람들과 제대로 소통할 줄 모르는 카바시마(야나기 고타로) 역시 귀여운 하녀 딸기양(아야노)을 보러 매일 그곳에 간다. 어느 날 우연히 카페 밖에서 딸기양을 만난 카바시마는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건다는 것이 잘못돼 그녀를 기절시킨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카바시마는 딸기양을 자신이 일하는 만화카페에 감금한다. 이후 이야기가 시리즈의 공식대로 흐르는 것을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전 시리즈와의 차이라면 카바시마와 딸기양의 섹스신이 3D로 상영된다는 점이다. <아바타>처럼 획기적인 입체영상은 아니나 처음 시도되는 섹스신 3D 상영인 만큼 제법 흥미롭다. <배틀로얄2: 레퀴엠>을 만든 후쿠사쿠 겐타 감독은 두 남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는 현대인을 그린다. 그러나 자신을 납치한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과정은 서투르게 묘사되어 선뜻 공감하긴 어렵다. <아키하바라의 하녀카페: 완전한 사육>은 핑크 마니아들만이 좋아할 영화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