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0년 7월 13일 오전 10시 장소 CGV 왕십리
이 영화
타인의 꿈과 접속해 생각을 빼낼 수 있는 가까운 미래. 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남의 꿈속으로 들어가 비밀을 훔칠 수 있는 도둑이다. 국제적인 수배자 신세인 그는 거대기업의 총수 사이토(와타나베 켄)로부터 경쟁기업의 총수 피셔(킬리언 머피)의 머릿속에 기업을 해체하라는 생각을 도입(Inception)해주면 수배를 풀어주겠다는 제의를 받는다. 그는 이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아더(조셉 고든 레빗), 분장의 명수 임스(톰 하디), 설계자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로 구성된 최강의 드림팀을 조직한다.
100자평
<인셉션>을 보다보면 멀미가 올라온다. 꿈의 탐사라는 익숙한 소재와 케이퍼물의 조그마한 껍질안에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이야기가 응축될 수 있는가. <인셉션>은 필름으로 만든 타디스이며 아리아드네의 미로다. 그 안에서 길을 잃는 재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아무 정보없이 ‘그냥 보라’. - 듀나 영화평론가
할리우드 시스템 속에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는게 가능이나 할까. 크리스토퍼 놀란은 정말로 그렇게 해버렸다. <다크 나이트>가 어쨌거나 프랜차이즈의 한계속에서 피어오른 드문 걸작이었다면, <인셉션>은 할리우드가 좀처럼 내놓지 않는 지적 유희의 오락거리다. 놀란은 익숙한 SF 장르의 컨벤션과 <미션 임파서블>식 스파이물과 실존주의적 텍스트를 꼼꼼하게 엮은 뒤 황홀한 영화적 미로를 설계해냈다. 아이맥스 관람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김도훈 <씨네21>기자
<다크 나이트>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런은 샘 레이미나 M 나이트 샤말란, 그리고 폴 그린그래스의 경우처럼 할리우드 내 독창적 작가의 계보를 잇고 있다. 꿈의 세계라는 모호한 대상을 액션 스릴러의 화법으로 풀어내는 솜씨도 좋고, 남의 꿈속에서 마주치는 자기의 무의식이란 주제와 마치 아편을 하듯 일부러 꿈에 빠져들어 현실의 시간과 대체해 여생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 등 꽤 의미심장한 철학적 문제도 흥미롭다. - 주성철 <씨네21>기자
누구의 관심이라도 끌 만한 실존적 소재, 복잡다단하게 맺어진 사건의 구조화, 그걸 재현해내는 놀랄만한 비주얼 테크놀러지,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당대감독과 배우의 협업. <인셉션>은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블록버스터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과가 의외로 좀 미진한 것 같다. 영화 스스로 만든 복잡한 개념들의 질서를 관객에게 이해시키고 설명하느라 다소 많은 시간을 소진하고 있으며 그러는 사이에 개념의 구현만 남고 감정과 리듬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야기, 비주얼, 인물등 그 자체의 영화적 요소들은 별도로 각자 강조되고 있는데 그것들 사이의 조화로움이 좀처럼 느껴지질 않는다. 과욕의 작품인 것 같다. - 정한석 <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