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외신기자클럽] 입장료 올리기 위한 변명 아냐?

“모든 영화가 3D로 만들어질 것”이란 제임스 카메론의 의견에 이의 제기

제임스 카메론은 영리한 사람이고 나보다 훨씬 돈을 잘 번다. 그러나 영리하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옳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나는 3D에 대한 그의 예측이 틀리기를 바란다. 그에 따르면 머지않은 미래에 거의 모든 영화는 3D로 촬영되고, 유성영화와 컬러영화의 등장 이후 영화 매체의 세 번째 중요한 전환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진, 그림을 포함한 다른 시각예술 역시 모두 3D로 전환될 것이라 예상하는지 모르겠으나 영화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확신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멋진 검은 3D안경을 사랑해야 할 터이다.

어떤 면에서 3D를 영화 매체의 ‘세 번째’ 위대한 발전이라 보는 것은 옳지 않다. 3D영화의 첫 번째 상영은 최초의 유성영화보다 앞선 1922년에 이미 이루어졌다. 3D영화의 지난 80년은 1950년대 초기 <브와나 데블>(Bwana Devil)이 초미의 박스오피스 성공을 거둔 몇몇 흥분의 순간을 제외하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3D영화는 기술적인 면에서 한층 뛰어나다. 3D는 영화의 미래가 될 것인가?

현재 3D는 기술상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3D안경은 이미 안경을 끼고 있는 사람에게는 무척 불편하다. 어린아이들은 영화 도중 3D안경을 벗기 일쑤다. 한쪽 눈의 시력이 다른 한쪽보다 훨씬 나쁜 사람들은 두통에 시달리고, 이들에게는 화면상의 이미지 역시 다소 균형이 맞지 않게 보인다. 30% 정도의 색감을 잃기 때문에 3D영화는 필연적으로 차갑고 금속적인 느낌을 준다. 촬영감독과 후반작업 기술자들이 영화의 분위기에 맞는 정확한 색감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데 반해 3D는 이들이 고생해서 얻은 결과를 헛수고로 만든다. 그리고 물론, 3D영화 입장료는 2D영화보다 60% 이상 비싸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우리 모두에겐 나쁜 일이다.

그렇지만 10년 또는 20년 뒤 누군가 3D영화를 안경을 쓰지 않고 두통 없이 완전한 색감으로 볼 수 있는 경이로운 기술을 발명해낸다고 하자(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논의를 위해 그럴 수 있다고 해보자). 3D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 3D를 싫어하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미적인 관점에서 3D는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많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해야 하는데 3D는 튀어나온 팔꿈치나 떠다니는 솜털 같은 것으로 주의를 산만하게 만든다. 스펙터클 면에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이야기 면에서는 마이너스다. 어떤 할리우드영화에서는 스펙터클이 이야기보다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3D는 재미있다!”는 3D 팬들의 항의가 들리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기술이 새롭기 때문에 흥분한다. 그 기술이 오래되고 관객이 이미 이 기술에 익숙하다면 어떨까? 오늘날 어느 누구도 컬러영화를 보는 것에 흥분하지 않는다. 컬러는 그래도 영화감독들이 영화의 창의적인 측면을 좀더 완전히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3D에는 그럴 만한 여지가 없다. 3D가 새로운 기준이 되다면 관객은 이를 당연히 여길 테고, 그러면 이 새로운 기술이 기여하는 바는 미적인 면에서가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다. 입장료는 더 오를 것이다. 영화 촬영 장비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촬영 비용도 올라갈 것이다. 정말 이게 필요한가? <방자전>이 3D로 만들어졌다면 더 재미있을까? 소설의 경우, 사람들은 일러스트레이션같이 추가적인 시각적 ‘차원’ 없이도 <해리 포터>를 읽는 것에 완벽하게 만족한다. 한번 흥분이 가라앉으면 사람들은 아마도 (그들이 1950년대에 그러했듯) 2D영화로도 충분하다고 여길 것이다. 재미삼아 해본 나의 추론에 따르면 3D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절박함에서 나온 행동이다. 입장료를 올리기 위한 변명 말이다.

번역 이서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