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용 작가는 미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뒤 프랑스 유학을 다녀왔다. 그 기간 동안에도 만화와 영화에 미쳐 시간을 보냈고 국내로 돌아와서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로를 모색했다. “웹툰이 활성화하기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조악한 작품들도 꽤 됐다. 잘만 하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렇게 블로그 등을 통해 개별 작업을 진행해오던 중 <아스란영웅전>이 네이버 웹툰에 실리며 ‘처음으로 돈을 벌며’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보통 전문서적을 보며 이야기를 구상하고 부족하다 싶을 때는 관련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자료들을 모은다. 작품 속 자브리드, 타이탄실드, 파갈론시티 같은 작명법은 중학교 때 빠져 지냈던 게임과 판타지 소설에서 온 것이다. 가령 살해된 마스터 ‘제라투스 번’같은 이름은 판타지 만화 <타이의 대모험>의 미스트 번과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제라투스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이처럼 웹툰에서 판타지 장르를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시도다. 말하자면 <아스란영웅전>은 게임세대 혹은 디지털세대라 할 만한 젊은 작가가 웹툰과 조우한 경우다. 물론 여타의 작품들에 비해 판타지 장르가 영화화될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지만 분명 웹툰의 다양한 갈래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서서히 인기를 얻어가면서 팬카페도 생겼고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게 콘텐츠의 생산기지로서 웹툰은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
-자신의 작품을 영화화한다면 희망 감독과 배우 캐스팅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헬보이>를 보면 판타지 장르에서 기대하는 것들이 아낌없이 담겨 있다.
-좋아하는 웹툰이나 만화, 만화가를 꼽는다면. =억수씨의 <연옥님이 보고계셔>. 난 머리만 굴리는 편인데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풍부하고 실감나는 표현과 연출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내 인생의 영화 한편을 고르라면. =창작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프랑스 유학 당시 <이치 더 킬러>를 보고 완전히 충격 먹었다. 그리고 <7인의 사무라이>와 <올드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