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베이징에서만 27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이중 중국어권 영화가 18편을 차지한다. 중국어권 영화의 장르는 애니메이션, 호러 스릴러, 코미디, 무협영화와 멜로드라마까지 다양하다. 그중 리웨이란의 <웰컴 투 샴마타운>과 리팡팡의 <천장지구>는 올해 본 최고의 영화다. 두편 모두 데뷔작이다.
2010년 1월에서 5월까지의 중국 박스오피스 규모는 6억1천만달러로 2008년의 박스오피스 규모보다 큰 것으로 보도됐다. 2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는 매주 보통 2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지난 5월에는 베이징에서만 27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6편은 미국영화, 3편은 유럽영화, 18편은 중국어권 영화다. 여섯편의 미국영화에는 원래 중국에서 촬영하기로 했었던, 주윤발과 공리가 출연한 <상하이>와 윌 스미스의 아들과 성룡이 출연해 중국에서 촬영된 <베스트 키드>가 포함된다. 또 여기에는 <로빈후드>와 북미 개봉 뒤 며칠 만에 개봉한 <토이 스토리3>가 있다.
18편의 중국어권 영화의 장르는 애니메이션, 호러스릴러, 코미디, 무협영화와 멜로드라마까지 다양하다. 그중 내가 올해 본 최고의 영화 두편은 리웨이란의 <웰컴 투 샴마타운>과 리팡팡의 <천장지구>다. 두편 모두 감독들의 데뷔작이다. <천장지구>는 1980년 이후 태어난 세대의 경험을 반영하는 첫 번째 중국 장편영화다. 십대 때 첫 책을 출간해 꼬마 천재로 불리던 리팡팡 감독은 올해 서른살이 되었다. 그러나 <천장지구>가 그 세대의 경험을 반영하는 유일한 영화라고 할 수 는 없는 것이, 또 다른 젊은 중국 본토 감독인 한얀이 비슷한 감성을 갖고 만든 다른 영화가 곧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작가로서의 배경에도 불구하고 리팡팡의 영화는 찬란하게 영화적이다. <천장지구>는 역시 처음으로 장편 작업을 하는 미국 촬영기사를 데려와서 만들었다. 영화는 아슬아슬하게 피상적이지만 소통하고자 하는 절박한 욕구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중국 밖에서 상영되는 중국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생생함을 갖고 있다. 블랙코미디영화인 <웰컴 투 샴마타운> 역시 에너지가 넘쳐난다. 고비사막 근처의 먼지 낀 가난한 마을 샴마타운은 30명의 인구와 그곳을 관광명소로 만들려다가 실패한 마을 이장이 사는 곳이다. 한편 근처 마을들은 불운한 토마토 재배 계획에 운을 건다. 그 소도시에 전설적인 악당이 남긴 잃어버린 보물이 묻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악당들은 지역 사람들을 속여 소도시의 관광산업 개발에 매진하게 한다. 마을 인구가 한 자리 숫자로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결사적인 마을 이장은, 이 사기극을 모른 채 개발에 매진하다가 결국 영웅이 된다.
두 영화의 장점은 배우들의 연기에 있다. <천장지구>의 배우들은 중국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십대 고등학생들을 진정성있게 연기해낸다. <웰컴 투 샴마타운>에서 리웨이란은 경력이 있는 배우들과 작업하지만 그들을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새로운 얼굴처럼 주조해냈다. 특히 이 영화에 출연한 <적벽대전>의 린즈링은 일종의 새로운 발견이다.
두 영화 모두 새 인터넷 업체가 제작했다는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웰컴 투 샴마타운>은 지난해 <트랜스포머>의 중국판인 <기기협>을 내놓은 LETV.com의 두 번째 영화다. <천장지구>를 제작한 유니온 불 테크놀로지는 LETV.com처럼 디지털 배급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유니온 불 테크놀로지는 신비로운 고기 써는 칼에 대한 영화인 우어샨의 <푸줏간 주인, 요리사, 검객>을 제작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현재 아트하우스 영화와 대중적인 영화 사이를 잇는 새로운 세대의 감독들을 키우고 있다. 이 신선한 영화들이 할리우드의 거부 <로빈후드>로부터 15억달러 정도만 훔쳐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