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생들은 참 좋겠다. 전세계를 통틀어 영화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 프랑스에서, 오는 9월부터 프랑스 전역의 중등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온라인으로 전세계 걸작 고전 200여편을 볼 수 있는 온라인 시네 클럽(www.cinelycee.fr)을 런칭한다고 한다.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 장 뤽 고다르의 <경멸>, 하워드 혹스의 <리오 브라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 5월18일자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교육부와 국영 프랑스 텔레비전이 협력하여 구축한 이번 시네 클럽은 2009년부터 시작된 중등학교 시스템 개혁 논의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 야심찬 계획의 목표는, ‘로맨스와 섹스와 반항’이 가득한 영화를 통해 10대들로 하여금 문화의 다양한 영역과 국제정세 등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시네 클럽이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파리 교외 혹은 타 지역 학생들에게도 문화적 혜택을 공평하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교육부 장관 뤽 샤텔은 “불평등이 절규하는, 학교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 곳에 문화가 존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파리 시네마테크 대표 코스타 가브라스는 “이미지는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청소년은 그 이미지들을 따라잡고 해독하는 걸 배워야 한다”라고 두팔 벌려 환영했다. 문화부 장관 프레데릭 미테랑은 “여러분은 <시민 케인>을 보면서 권력과 야심의 음모가 구축되는 방식에 대해 특별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역시 몇년 전부터 영화를 수업의 일환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왔지만, 그것은 언제나 ‘특화된’ 무엇인가로 여겨졌다. 가장 손쉽고, 가장 저렴하게, 가장 다양한 분야에 접근할 수 있는 교육방식으로서의 영화를 고민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