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떻게 된 게 갈수록 젊어지시는 거 같아요. 비결이 뭔가요? =무슨 그런 말씀을. 그저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쫓기는 사람처럼 시곗바늘 보면서 살 뿐인걸요. 누나는 저보고 너무 관리 안 한다고 뭐라 그러던데 아무튼 감사합니다.
-<알렉산더>(2004) 때 고생하셨던 것에 비하면 피부가 너무 촉촉하세요. 놀라워요. =네? <알렉산더>요? 지금 무슨 얘기하시는 건지. <알렉산더>에 나온 적 없는데요.
-이런, 콜린 파렐 아니신가요? 포스터 보고 저는 콜린 파렐인 줄 알았는데 이런, 죄송합니다. 아담한 키에 짙은 눈썹, 게다가 휘날리는 머리, 정말 두분 너무 닮으셨는데. 그럼 <브라더스>에 나온 분은 콜린 파렐 맞나요? 이거 헷갈리네요. =으음, <브라더스>도 제가 나온 영화입니다. 조디 악! 소리나게 패고 싶지만 콜린 파렐 뭐 연기 잘하는 형이고 하니까 그냥 참을게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영화는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옛날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 정말 좋아했는데. 관성의 법칙 때문에 뛰다가 몸이 밀리기도 하고 움직임이 부드러운 게 정말 최고였죠. =요즘 할리우드에서 슈퍼히어로가 대세잖아요? DC나 마블에서 나올 만한 애들도 다 나왔고 좀 인력난이 심하죠. 이거 나중에는 할리우드에서 새벽마다 인력시장이 열려서 드럼통에 모닥불 피워놓고 배트맨이나 슈퍼맨이 손에 불 쬐면서 저 좀 한번만 더 영화화해주세요, 그러면서 다들 일당제로 일하게 될지도 몰라요. 어제 오랜만에 헐크하고 통화했는데 요즘 통 일거리가 없어서 PC방에서 산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고생이 심하네요. 하긴 영화가 있어도 예전보다 몇배나 더 애를 쓰시니 원. 이번에는 거의 제이슨 본처럼 날아다니시던데요? =야마카시나 파쿠르가 대세잖아요. <본 얼티메이텀>은 물론이고 새로 온 007 형도 장난 아니었잖아요. 예전엔 홍콩 무술 배우는 게 일이었는데 요즘엔 다 파쿠르예요. 근데 좀 힘들긴 해도 옛날 활극 느낌도 나고 해서 좋아요.
-정치적 메시지도 있어서 좀 놀랐어요. 마지막에 이라크전을 은유하는 느낌이라. =기획 단계부터 말 많았어요. 갑자기 정색하는 거 아니냐고. 중요한 건 그런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젠 그마저도 식상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국에선 그런 게 지금도 먹히나봐요? 완벽한 증거랍시고 내놓아도 불신하는 사람투성이고 정부나 일부 매체는 당장 전쟁이라도 치를 태세고. 다들 군대는 갔다오셨나.
-네,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로 자아냈던 공포가 요즘 한국에서 천안함을 둘러싼 ‘북풍’ 분위기와 묘하게 겹쳐 씁쓸합니다.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 투표 잘하셔야죠. 이번에 투표 안 하시면 다음 인터뷰는 없는 걸로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