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국제영화제의 신데렐라는 <울부짖는 남자>였다. 아프리카 내륙에 위치한 작은 나라 차드 출신 감독 마하마트 살레 하룬의 <울부짖는 남자>는, 13년 만에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아프리카영화라는 점에서 하나의 센세이션이었다(그는 2008년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바 있다). 아프리카영화를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되는 요즈음,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할리우드와 발리우드, 날리우드(Nollywood, 나이지리아 영화산업)를 만나라. 날리우드라는 단어가 요즘 자주 들려온다.”
전체적인 시점에서 조망했을 때 아프리카 자체의 영화산업은 극히 취약하다. 극장은 한달에 한개꼴로 문을 닫으며 교회와 나이트클럽, 상점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럼에도 TV와 DVD를 통해 아프리카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할리우드나 발리우드영화가 아닌, 단연코 날리우드영화다. 1992년 등장한 켄 네부에의 <노예의 삶>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75만여개의 비디오테이프 판매고를 기록했을 때부터 날리우드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내 입으로 내 이야기를 한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감독들이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결과적으로 20여년이 흐른 지금, 날리우드는 한해 무려 872편을 쏟아내는 엄청난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날리우드는 발리우드에 이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영화를 생산하는 지역이다(할리우드가 3위다).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최저의 비용으로 완성하는 이 ‘마이크로웨이브’ 영화는, 대부분 부패, 사기, 마약, 인신매매, 주술, 오컬트 등 현대 아프리카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소망 충족적인 해피엔딩과 결합하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날리우드 감독 테코 벤슨은 “아프리카의 새로운 재브랜드화 전략”이라며 자부심을 표했고, 또 다른 감독 아데예미 아폴라얀은 “두고봐라. 2011년에 상황은 놀랍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