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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용의 아름다운 우정담 <드래곤 길들이기>
강병진 2010-05-19

<드래곤 길들이기>의 원작은 영국 작가 크레시다 코웰이 2003년에 펴낸 초등학생 고학년 대상의 동명 소설이다. 원작의 배경과 캐릭터만 가져온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과 용의 한판 전쟁으로 시작한다. 손재주는 있지만 싸움재주가 없는 바이킹 소년 히컵(제이 바루첼)은 자신이 만든 돌팔매 투척기로 용 한 마리를 쓰러뜨린다. 다음날 히컵이 발견한 용은 용 중에서도 가장 무섭다는 ‘나이트 퓨어리’다. 용을 죽이려던 히컵은 목숨을 체념한 듯한 용의 눈빛을 보고는 칼을 내려놓는다. 이 일로 둘은 친구가 되고 히컵은 용에게 투슬리스(toothless)란 이름을 붙여준다. 둘은 우정을 나누지만, 이 마을의 바이킹은 일생을 바쳐 용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숙명이다. 히컵은 운명적 과제와 투슬리스와의 우정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사실 <드래곤 길들이기>의 이야기는 상당히 관습적이다. 외롭고 나약한 소년과 그에게 찾아온 미지의 친구가 만드는 우정의 서사는 전세계 수많은 영화가 육해공의 동물들과 외계인, 로봇을 활용해 담아낸 소재다. 그럼에도 <드래곤 길들이기>는 적에 대한 불안감이 적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주제를 드러내며 이야기의 진부함을 넘어서고 있다. 관객을 사로잡을 또 다른 무기는 <아바타>에 버금가는 3D의 퀄리티다. 드림웍스와 인텔의 합작기술인 ‘인트루 3D’(Intru 3D)를 활용한 액션 시퀀스는 실사 괴수영화만큼 박력있고, 히컵과 투슬리스의 비행은 픽사의 애니메이션만큼 아름답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드림웍스의 또 다른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기회다. 스타배우의 목소리 연기도 없고, 원작이 폭발적인 팬덤을 가진 것도 아니다. 게다가 드림웍스 특유의 패러디와 수다 이전에 서로를 적으로 대하던 소년과 용의 아름다운 우정담이 가슴에 와닿다니. 어쩌면 이 영화의 마지막 결론에서 픽사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놀라움을 얻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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