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냄새나 통증 같은 자극이나 외부 환경 변화에는 면역이 생기고 적응해나가지만 유독 스트레스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갈수록 민감해지고 악화된단다.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 스트레스’도 상태가 심각해지는 거 같다. 본인의 언행마저 잊을 정도다. 아무도 반성하지 않는다고 심지어 짜증을 내시는 통에 일각에서는 ‘급반성 모드’로 꼭 투표하겠다는 다짐이 쏟아져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둔 집권 세력은 ‘떠난 노무현’이 스트레스다. 그의 기일 며칠 앞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5·18 30돌 추모 행사에서 사진전 등은 가능하지만 정작 분향과 추모는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단다. 추모 분위기가 심판 분위기로 6월2일까지 이어지는 걸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집회 참석 등을 이유로 무더기 소환장이 날아오고 있다. 한마디로 모이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거의 만성 중증 신호다. 리더가 이 정도로 스트레스 관리가 안되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이 있으므로 요즘 기업에서는 임직원 스트레스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데, 확실히 우리 대통령은 70~80년대 현장소장 마인드이다보니… 안전제일. 부디 때리지만 마세요.
이 와중에 검찰총장은 영업부장 마인드를 고수한다. 김준규 총장은 사법연수원 특강에서 “내가 부장검사라면 청렴하고 수사 못하는 검사(도시락 검사)와 청렴하지는 않아도 수사 잘하는 검사(마당발 검사) 가운데 누구를 쓸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오답 두개를 내놓고는 정답을 고르라니. 대한민국 검사들, 영업 뛰세요? 발 넓게 사람 만나고 접대하고(아니, 받고!) 실적 올리게. 사기업에서도 뒷담화로나 통할 얘기를 법을 수호할 ‘꿈과 비전’을 지닌 사법연수생들 앞에서 하고 계신다. 심지어 “검찰만큼 깨끗한 조직이 어디 있겠나”라면서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완화하는 일체의 방안에 반대했다. 대신 국민의 통제를 받겠다는데, 알아서 할 테니 입 닥치라는 말씀이죠? 그래도 굳이 물으셨으니…, 제가 부장검사라면 ‘청렴하면서 수사 잘하는’ 검사를 쓰겠어요. 무엇보다 도시락이든 식당밥이든 자기 밥은 자기 돈으로 먹는 검사를 쓰겠어요.
‘검찰 권력을 쪼개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는 영업부장님, 아니 총장님 말씀이 전해지자 한 네티즌은 “검찰이 반대하니, 이 방법이 좋겠다”고 깔끔하게 정답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