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감독의 <슬픈 전설-재일동포 야구단>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피칭 행사에서 SJM문화재단의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돼 8천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슬픈 전설-재일동포 야구단>은 <스포츠 춘추> 박동희 기자의 탐사 보도를 바탕으로 기획됐으며, 1955년부터 1997년까지 한국을 찾아 친선게임을 벌였던 재일동포 고교 야구단의 안타까운 역사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은 대중적인 소재와 더불어 감독의 뚜렷한 목적의식과 주제에 다가서는 확실한 전략의 구상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기대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명준 감독은 수상 직후 “피칭에 나섰던 다른 쟁쟁한 작품들에 비해 준비가 부족했고, 그래서 지원작으로 선정된 것이 기쁘다기보다 외려 죄송하고 부담이 된다”면서 “좋은 결과물로 미안함을 갚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슬픈 전설-재일교포 야구단>은 <하나를 위하여> <우리학교>에 이은 김명준 감독의 세 번째 다큐멘터리다. <하나를 위하여> <우리학교>가 사라지는 민족 정체성을 붙잡기 위한 재일동포들의 안간힘을 보여줬다면, <슬픈전설-재일교포 야구단>은 모국 대신 일본을 택했음에도 여전히 차별받는 재일동포들의 안쓰러움이 전면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명준 감독은 “처음엔 연출 제의를 받았던 것이 아니라 재일동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조언을 부탁받았다”면서 “야구 소재라는 점에서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좀더 대중적인 소재로 재일동포의 사정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결국 연출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슬픈전설-재일교포 야구단>은 피칭 행사 뒤 <워낭소리>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등을 배급한 인디스토리가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김명준 감독은 5월 중순 일본 오사카로 떠나 재일교포 야구단의 지주이기도 한 한재우 감독을 직접 만나서 다큐멘터리 취지 등을 설명하고 취재를 진행할 예정이다. 촬영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