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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재 보험 특약이라도 들어야
이화정 2010-04-27

항공대란으로 <아이언맨2> 영국 프리머어 취소 등 업계 곤혹

4월19일에 나사의 인공위성이 촬영한 아이슬란드 화산재 연기기둥(갈색)

끝내주는 소재의 슈퍼히어로 복장을 입더라도 화산재를 막을 길은 없었나보다. <아이언맨2>의 영국 프리미어 행사가 급히 취소됐다. 다행히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일주일 전 프린트를 보냈기에 개봉일만은 지킬 수 있는 상태. 그러나 존 파브로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등은 런던 대신 로스앤젤레스의 레드 카펫을 밟아야 한다. 존 파브로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라며 행사 취소를 알려왔다.

아이슬란드 화산재의 영향으로 지난 한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이언맨2>의 시사 취소에 이어, 칸 개막작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로빈후드>도 런던 정킷 취소를 알려왔다. 항공대란에 발이 묶인 스타들의 잇단 불참도 뒤따랐다. 마일리 사이러스는 자신이 주연한 <라스트 송>의 런던 시사회 참석을 취소했고, 데미 무어 역시 신작 <더 존시스>의 다음주 런던 프리미어 시사회 연기를 고려 중이다. <싱글맨>으로 감독 데뷔한 톰 포드는 ‘편견에 대항하는 게이와 레즈비언 연합’이 주최한 미디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대리 수상인을 내세워야 했다.

영화인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4월21일부터 열리는 ‘트라이베카필름페스티벌’은 공교롭게도 행사기간이 이번 사태와 겹치며 불운을 맛보고 있다. 항공편이 없어 출품작을 위한 인사들이 도착하지 못해 조직위가 발을 구르고 있는 실정. 5월12일 열리는 칸국제영화제도 마찬가지다. 최악의 경우, 크루아제트 거리에 해외 스타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시나리오까지 나돌 정도다. 사태는 안정되고 있다지만, 상상 못할 법도 없다. 독일-터키 합작 미팅 참석차 이스탄불에 모인 독일의 영화인들은 회의를 끝내고 베를린까지 가는 데 무려 40시간이 걸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