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시기에 열병에 걸린 것처럼 미친듯이 읽어내려갔던 바로 그것. 아니면 옆자리 철수 녀석이 잘난 체하는 게 보기 싫어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그것. 어떤 이유에서라도 한번쯤 손에 잡았던 기억이 있을 법한 소설이 바로 <삼국지>다. 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개성 가득한 캐릭터와 한 문장으로 수만명의 군사를 몰살시키는 엄청난 스케일, 방대한 대륙을 바탕으로 치러지는 치열한 영토 싸움. 그 어디에 이처럼 게임 소재로 최적의 아이템이 있던가. 당연히 <삼국지>는 PC게임이 시작되던 초창기부터 인기있는 게임으로 자리잡으며 다양한 게임 장르로 변신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었다.
일기토는 물론, ‘한번의 칼질로 몽땅 쓸어버리겠다’를 가장 잘 표현한 삼국무쌍과 같은 히트 게임은 뒤로하고 <삼국지>라면 떠오르는 게임은 바로 전략시뮬레이션 <삼국지>. 한때 은행직원의 계산기 두드림을 능가하는 화려한 숫자판 두들김으로 삼국을 제패하고 전국을 통일했던(고에이사의 <삼국지2>) 수많은 <삼국지> 게임 유저들은 기억할 것이다. 물론 바로 그 <삼국지>를 그대로 계승하진 않았지만 그때 그 시절의 재미를 가져온 것이 바로 <웹삼국지: 병림성하>이다. 이른바 웹게임이라고 하여 게임을 PC에 깔지 않고도 웹상에서 가능한 게임으로, 최근 직장인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웹삼국지>의 장점은 <삼국지>의 게임성을 기반으로 간편하게 인터넷만 가능하면 플레이할 수 있는 간편함 때문이다. 물론 고에이사 <삼국지> 시절에 전군을 세세하게 조정했던 어려움은 <웹삼국지>에는 없다. 군사훈련이나 정치 등 기본적인 것들을 설정해놓으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관리를 해준다. 간편함과 <삼국지> 콘텐츠를 무기로 하는 중독성이 뛰어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최근 웹게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캐시정책으로 인한 금전적인 소비 때문이다. 다 좋은데 부담없이 즐길 만한 게임은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