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엘라의 계곡> 관람자: 천안함 침몰사건을 지켜보는 우리
아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군은 말을 하지 않는다. 사고 당시의 교신기록과 동영상은 찔끔찔끔 흘러나와 유가족의 애를 태우고 있다. 경찰들은 유가족 틈에 위장잠입해 정보를 캐려 했다. 한쪽에서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끊임없이 시사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폭발음은 들리지 않았고, 섬광은 없었으며, 함선의 절단면은 깨끗했다. 이 와중에 사상자를 찾는 정부의 수색작업도 미진하다. 증폭되는 건 의혹과 궁금증뿐이다.
영화 <엘라의 계곡>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퇴역군인으로서 매사 애국심을 지향했던 아버지 행크(토미 리 존스)는 아들에게도 자신의 믿음을 강요했고, 그를 전장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아들의 실종사건을 접하면서 아버지의 신념이 변한다. 군 수사대가 단순한 마약 관련 사건으로 아들의 실종을 처리하려 하자 아버지의 의심은 더욱 커진다. 결국 군과 경찰을 대신해 사건을 추적한 그는 진실을 알게 되고, 지난 세월을 버텨온 신념에 회의를 느낀다. 천안함 사건을 지켜보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처럼 끊임없는 의심일 것이다. 아들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을까. 그들은 무엇을 숨기려 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