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개막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시범경기가 치러지는 야구경기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야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딱 알맞은 때 <야구생활> 1호가 발간되었다. 각 팬덤을 대표하는 ‘야구생활자’들이 모여 만든 이 책은 잡지를 지향하는, 일단은 1호가 발간된 책인데, 시시각각 뜨거워지는 야구 팬덤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2009년을 결산하고 2010년을 내다보는 의미의 팀별 에세이들이 실려 있어, 감격적이었던 추억이나 울컥 속상했던 순간을 정리하게 해준다. <프로야구 카툰>을 연재하는 최훈과의 긴 인터뷰도 실렀다. MBC ESPN 박상언 PD와 <해태타이거즈와 김대중>을 쓴 김은식,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을 쓴 ‘이데일리’ 정철우 기자 등이 필진으로 힘을 보탰다. 한참 야구열기가 뜨겁던 80~90년대와 참 많이 달라진 팬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망한’ 경기를 카툰으로 그려 웃어넘기거나 ‘대박난’ 경기를 맛깔나게 풀어내 타팀 팬에게도 공감을 사는.
야구 입장료가 오르는 만큼 야구 관련 매체도 다양해지고 수익이 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새삼 드는 책이다. 팬덤을 중심으로 한 글들이다 보니 재치있고 감성적인 글이 중심이 되고, 코칭 스탭이나 선수들을 밀착취재한 글을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보 중심의 야구지와 팬덤 중심의 <야구생활>이 프로야구와 나란히 보폭을 맞출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