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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티켓] ‘역사의 심판’에만 맡기지 말라
김용언 2010-03-08

영화명: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관람자: 이명박 대통령,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지난 3월2일 낙동강국민연대는 민주당 4대강 사업저지 특별위원회가 지난 1월31일 낙동강 함안보 건설 현장에서 채취한 퇴적오니(오염토)에 대한 성분분석 결과, 발암 가능 물질 디클로로메탄이 0.414mg/l로 나타나 하천수질환경기준치의 20.7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부유물질은 기준치의 85배를 넘었고, 중금속 검사에서는 8개 항목이 검출됐다고 한다. 낙동강국민연대는 4대강 함안보 사업이 계속되면 오염토 퇴적층이 마구 파헤쳐져 식수원 오염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공사 이전에 지역 퇴적토를 철저히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선결 전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의 강을 복원하는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정부가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예산을 절감하고 일을 완성하면 국민이 완공 뒤 평가할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답답하지만 열심히 설명해야 할 책무가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에게는 ‘왜 입으로는 제대로 계획을 세운다고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않는가’를 설명해야 할 책무 또한 있다. 계속 ‘오해’라고 부인할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역사의 심판’에만 맡기고자 하는 순교자적 행동의 이면을 설명하는 게 맞다. 스티븐 달드리의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한나는 사적 정체성과 자존감을 지켜내기 위해 공적인 책임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관객은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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