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놀라워라. 열심히 놀았더니 영혼의 스펙이 넓어졌나봐. 내가 김용갑 아저씨랑 같은 생각을 하다니. 세상이 다 알듯이 아저씨는 우파. 아무도 관심없지만 나는 자파(左 말고 自).
아저씨는 최근 세종시 수정안 국민투표 논란과 관련해 “국민투표는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기 어려우면 언제든지 끄집어내 두들기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중대결단’ 발언과 뒤이은 대통령의 수습(“현재 국민투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에 대해서도 “수석은 불 지르고 대통령은 큰 불만 끄고 친이계는 계속 부채질하고 있다”며 “국민투표는 자살골”이라고 했다. 세종시 수정을 포기하라는 말이다. 국민투표 군불 때는 이들이 들먹이는 헌법 72조(대통령은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는 사실 진작에 박통이랑 함께 무덤에 들어간 조항이다. 국민투표로 가결된다 해도 국회에서 버티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왜 자꾸 여론을 간 보려고 하지? 사람 기분 나쁘게. 침이라도 닦으면서 국자를 입에 대든지 말이야. 국론은커녕 당론도 못 정하고 있으면서.
한편, “북 치고 장구 치고 나발 부는”(역시 아저씨 표현) 와중에도 한나라당은 어쨌든 계속 들썩거리는데 민주당은 뭐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정부여당이 국민투표를 밀어붙이면 헌법위배를 내걸어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겠다는데, 뭐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막연히 퇴진운동이라니. 운동 열심히 한 민주당 당직자의 딸 곽민정 보기 민망하지도 않나. 미안한 말이지만 요즘 정국에서 민주당의 역할은 병풍이나 쩌리(겉절이) 정도잖아. 괜히 곽민정 팔지 말고 본업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밴쿠버동계올림픽 때 영등포 당사에 ‘세계엔 김연아, 민주당엔 곽민정’ 플래카드 붙이려다 말았다는데. 11시간 비행에 이어 메달리스트들 기자회견 내내 서 있느라 누리꾼의 관심과 안쓰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곽민정, 그나마 있는 스폰서마저 떨어지면 어쩔 뻔했어. 버럭). 근데 민주당 본업이… 뭐더라?
기왕 하려면 다른 야당(과 후보)의 병풍이나 쩌리도 해주든지. 그럼 진정한 짱 될 텐데. 민정이도 ‘내일은 금메달’에 1등 먹었잖아. 반가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