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만화의 전성기다. 매달 새로운 고양이 만화가 출간되고 있다. 고양이란 축생이 마침내 한국에서도 진정한 반려동물의 지위를 획득했다는 증거다. 다만 애견만화와 마찬가지로 애묘만화를 고르는 데도 한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기준은 딱 하나다. 고양이를 의인화하지 않을 것. <시마시마 에브리데이>는 일본 만화가 토노가 키워온 여러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림체가 허허롭다고 피해가면 곤란하다. <시마시마 에브리데이>는 진짜 고양이를 아는 사람이 그리고 쓴 진짜 고양이 만화다. 의인화 따위는 없다. 한마디하자면, 출간된 한국 고양이 만화들의 문제점은 자기 고양이를 지나치게 캐릭터화 한다는 거다. 내 새끼 예뻐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예쁘다는 이야기와 말풍선으로 한권을 다 채우는 건 애묘만화가의 직무유기 아닌가. 토노의 고양이들은 다 귀엽지도 않다. 어떤 고양이는 성격이 지랄맞을 정도로 음울하고, 어떤 고양이는 종종 덜 소화되어 눅진하게 늘어진 참새의 시체를 통째로 토해내기도 하며, 대체적으로는 걸어다니는 털 뭉치에 의료보험도 안 먹히는 병덩어리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장을 넘길 때마다 무릎을 치고 넘어갈 거다. 덧붙이자면, <시마시마 에브리데이> 외 최근 출간된 고양이 만화 중 돈 주고 구입할 만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3권까지 나온 <쿠루네코>, <팥경단과 찹쌀떡>, 캐나다 만화가의 <고양이가 봉투에서 빠져나오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