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군복무 중 휴가를 맞아 고향을 찾은 존(채닝 테이텀)은 여대생 사바나(아만다 시프리드)를 우연히 만난다. 급속도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2주간의 휴가 동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고, 서로에 대한 감정이 충만해 있을 때 두 남녀는 헤어진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매일 편지를 쓴다. 그러나 이런 행복한 시간도 잠시. 군에 비상사태가 발생해 존이 복무 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관계에 균열이 일어난다. 그때 존에게 온 사바나의 편지 한통이 두 남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도 멀어진다. 이 말은 멜로드라마로서 <디어 존>의 출발점이다.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두 남녀의 만남에서 갈등을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휴가가 끝나면 당연히 떨어질 운명이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존과 사바나가 함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행복하고 로맨틱하게 포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원작을 쓴 소설가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주특기이기도 하다. 멀리 떨어져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인을 주로 그린, 전작인 <노트북> <워크 투 리멤버> <병속에 담긴 편지>를 봐도 잘 알 수 있지 않은가.
여느 멜로드라마처럼 <디어 존>은 남녀가 우연히 만나서, 함께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갑자기 헤어지면서 애타게 그리워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미국 청춘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플이 등장한다. 탄탄한 근육을 전시하는 채닝 테이텀은 짐승남을 떠올리게 하고, 발랄하고 건강한 아만다 시프리드는 딱 미국 서부 여성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서사방식, 배우 등 멜로드라마로서 갖춰야 할 것은 기본적으로 갖췄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다면 만남에서 헤어짐에 이르기까지의 상황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 특히, 데이트 장면에서 그렇다. 서로의 몸과 마음을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지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하는 중요한 대목에서 뮤직비디오처럼 헐렁하게 상황들이나 나열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깎아내리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헤어졌던 두 사람이 재회하고, 존의 아버지가 죽었을 때부터 흥미로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존이 죽은 아버지가 모으던 동전들을 팔면서 자신을 동전에 비유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순간 이전까지 지탱해오던 멜로드라마 요소가 약해지고 영화는 성장드라마로 방향을 전환하는 듯하다. 마치 연애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그렇고 그런 성장담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멜로드라마로 감상하는 것보다 성장이야기로 접근하는 것이 더 흥미로울지도 모른다. 한편, <E.T.>의 주인공 소년 엘리엇을 연기한 헨리 토머스가 극중 사바나의 새로운 사랑인 ‘팀’으로 등장하니 눈여겨볼 것. <디어 존>은 미국 개봉 첫주, <아바타>의 7주 독주를 막고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