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어린 나이에 엄마를 여의고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백설공주. 왕비의 뒤를 이어 백성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리라는 아빠의 기대와 달리 백설공주는 온통 외모 치장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백설공주가 걱정된 왕은 재혼을 결심하고, 왕비 자리를 노리는 베인은 마법의 거울로 얼굴을 고쳐 왕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왕의 결혼에 반대하는 백설공주를 제거하기 위해 베인은 ‘욕쟁이 사과’를 백설공주에게 먹인다. 백성들에게 욕을 퍼부은 백설공주는 왕따가 되어 쫓겨난다. 그때 일곱 난쟁이들이 나타나 ‘백설공주 사람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비틀어도 한참 비틀었다.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백성들을 돌보기는커녕 클럽 생활에 빠진 백설공주라니. 이처럼 <엘라의 모험2: 백설공주 길들이기>(이하 <엘라의 모험2>)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하며 시작한다. 전작인 <엘라의 모험: 해피엔딩의 위기>에서 신데렐라를 통해 동화나라의 해피엔딩을 뒤집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못된 왕비가 준 독사과를 먹고 쓰러진, 원작 동화의 그 가련한 백설공주는 잠시 잊어도 좋다. 일곱 난쟁이의 역할도 바뀌었다. 한없이 백설공주만 쳐다보던 원작의 모습과는 달리 영화에서 그들은 냉정하다. 봐주는 것 하나 없이 철저하게 백설공주를 교육하는 일곱 난쟁이는 오히려 백설공주의 아버지처럼 보인다. 캐릭터의 재해석을 통해 <엘라의 모험2>가 얻는 것은 풍자와 교훈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백설공주를 보면서 우리 자신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어쩌면 이 작품은 이기적인 백설공주를 통해 관객에게 주위를 돌아볼 것을 권하는지도 모른다.
이 밖에도 원작의 여러 설정이 조금씩 변형되었다. 왕비의 자리를 노리는 레이디 베인이 백설공주에게 먹이는 사과는 ‘독사과’가 아닌‘욕쟁이 사과’. 이걸 먹으면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욕을 퍼붓는 실례를 저지르게 된다. 또 “백설공주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며 시크한 태도를 유지하는 피터는 원작의 지고지순한 왕자와 대비된다. 이런 식으로 <엘라의 모험2>는 원작의 큰 테두리는 그대로 지키되, 작은 장치와 설정을 오늘에 맞게 변형하면서 재치와 웃음을 유발한다. 어린이 관객에게는 원작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