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소울메이트>의 조진국 작가는 사랑에 관심이 많다. “뭘 쓰더라도 화두는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는 러브에세이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에 이어 최근 첫 장편소설 <키스키스 뱅뱅!>을 냈다. 에세이로 사랑의 법칙들을 정리한 다음 소설로 이 가설들을 증명해 보이려는 것일까.
일본 뮤지션 피치카토 파이브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키스키스 뱅뱅!>은 네 남녀의 진득한 사랑 이야기다. 서정은 연인 기안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다. 연하남 현창과의 원 나이트 스탠드가 발각됐기 때문이다. 변심한 연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서정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기안과 함께 살던 집에 현창을 끌어들여 질투심을 유발하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세 남녀의 동거가 시작되고, 서정의 친구 희경이 이들을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소설의 묘미는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네 남녀의 심리 흐름을 좇는 데에 있다. 스타일리스트, 모델 등으로 활동하며 트렌드의 최전방에 서 있는 이들은 세련된 외피로 질척질척한 속마음을 감춘다. 그러다보니 각자의 속사정을 폭로하는 마지막 장면에선 감정 표현이 다소 과하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뭘 어쩌겠는가. 그게 바로 연애의 본질인 것을. 소설의 말미에서는 작가에게 영감을 준 음악 목록 또한 볼 수 있다. 산뜻하고도 애상적인 선곡 리스트가 작가의 글과 많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