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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발레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주마
장영엽 2010-01-28

발레 <신데렐라>/1월29~31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출연 김지영·이동훈·김주원, 박슬기·정영재·김지영/02-587-6181 발레 <차이코프스키: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2월4~7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출연 김현웅·이동훈·김주원, 이영철·정영재·윤혜진/02-587-6181

<신데렐라>

<차이코프스키: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파격 지수 ★★★★ 드라마틱 지수 ★★★★★

국립발레단의 새해는 드라마틱하게 열린다. 지난 2009년 처음 선보인 ‘드라마틱’ 발레 <신데렐라>와 <차이코프스키: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이하 <차이코프스키>)의 공연일정이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연달아 잡혀 있다. 2010년을 여는 공연으로 기교와 형식미의 클래식 발레 대신 감정 표현을 중시하는 드라마틱 발레를 선택했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최근 몇년간 현대적 안무를 강화하고 대중과의 소통을 추구해온 국립발레단의 기조가 올해도 변함이 없음을 몸소 증명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두 번째 공연을 맞는 <신데렐라>와 <차이코프스키>는 과연 국립발레단이 자신있게 내놓을 만큼 완성도가 만족스러운 작품들이다. <신데렐라>의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와 <차이코프스키>의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은 모두 무용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브누아 라 당스’ 최우수 안무가상을 수상한 정상급 안무가들이다. 이들이 각각 고안한 두 발레극에는 고전발레와 다르게 상체를 다양하게 움직이는 안무나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애크러배틱한 동작이 포함되어 있어 발레 팬들이나 초심자 모두에게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먼저 소개할 <신데렐라>는 신분상승의 대명사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180도 비튼, 파격적인 스토리와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용수들은 튀튀 대신 코르셋과 흡사한 복장으로 등장하며, 출세의 상징인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신데렐라가 엄마를 잃고 계모와 새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기본 줄거리는 같으나, 그녀가 좀더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맞서 싸울 줄 아는 인물로 묘사된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신데렐라의 죽은 친엄마가 요정으로 등장해 딸을 돕고, 계모, 엄마, 아빠는 삼각관계를 이루며 갈등을 빚는다. 유리구두 대신 맨발에 금가루를 뿌린 채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신데렐라의 모습이 특히 멋지다.

<신데렐라>에 비하면 <차이코프스키>는 더 서정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천재 예술가의 창작의 고통과 개인적인 번민을 그리기 때문일까. 죽음을 앞둔 차이코프스키는 여러 가지 형태의 환영에 시달린다. 그 환영은 때로는 흑조(<백조의 호수>)로, 때로는 드로셀마이어(<호두까기 인형>)로, 또 한편으로는 스페이드의 여왕(<스페이드의 여왕>)으로 나타난다.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작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주인공들을 하나의 발레극 안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안무와 함께 흐르는 <비창>과 <이탈리아 카프리치오> 등의 음악도 놓치지 말 것. 두 공연을 함께 예매하면 전체 금액의 40%를 할인해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