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관람자: 김준규 검찰총장, 보수국민연합, 대한민국어버이연합
기분 좋은 한주였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선고, 대체 뭐가 켕기는지 끝까지 공개에 불응하던 검찰쪽 용산참사 미공개 수사 기록 공개에 이어 지난 1월20일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까지 나왔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사법부의 판단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죄송하지만 저는 불안하지 않습니다)라며 즉각 항소와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한다. 검찰쪽의 거대한 희비극에는 어김없이 코러스가 뒤따른다. 보수국민연합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은 법정에서 “대법원장 XXX 따버려”, “(MBC)너희들은 김정일의 앞잡이다”라고 소란을 피웠다고. 그 전날에는 또 다른 보수단체회원들이 강기갑 의원의 무죄 선고에 항의해 해당 판사의 집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21일에는 이용훈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계란을 던졌다. 이들이야말로 검찰의 진정한 친구라니 좀 무서워진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에서 억울하게 치한으로 몰린 백수 청년 텟페이는 마지막 장면, 유죄 판결을 받고 소리친다. “항소하겠습니다!” 영화는 거기서 끝나지만, 실제 이 사건의 모델이 되었던 남성은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검찰쪽과 보수단체들에 이 영화를 권하는 것은, 결코 그들과 텟페이를 동일시해서가 아니다. 고소해서 그러는 거다. 크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