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일본인 프리랜서 기자인 준(사이토 다쿠미)의 전문 취재 분야는 식도락이다. 취재차 서울을 찾은 그는 우연히 전통떡 카페 ‘모란당’을 알게 된다. 그는 모란당에서 만든 떡맛에 감동해 취재를 시작한다. 그런데 모란당은 동네에 불어닥친 재개발 붐으로 철거위기에 놓여 있다. 어느 날 모란당의 주인인 상우(최성민)가 용역깡패들에게 폭행당하고, 소식을 들은 상우의 동생 상혁(김정훈)이 가게를 찾아온다. 한때 음악에 빠져 집을 나갔던 상혁은 준과 함께 모란당을 지켜내기로 결심한다.
<까페서울>은 일본의 제작사와 감독, 한국의 스탭들이 모여 만든 영화다. 영화에서 보이는 한국과 준의 대사로 들리는 일본은 모두 개발의 흐름에 따라 전통적인 가치가 사라져가는 곳이다. 일본 전통과자를 만들던 부모 밑에서 자란 준 또한 동네에 들어선 아파트에 가게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상처를 지니고 있다. 일본인인 그가 같은 상처를 겪은 한국의 청년들과 함께 전통을 수호하면서 가족애를 회복하는 한편, 성장한다는 게 <까페서울>의 이야기다. 분명 억지스러운 설정이지만 거부감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영화의 선한 의도가 재미까지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까페서울>의 장르는 떡을 소재로 한 요리영화에 가깝다. 가게를 지켜야 한다는 미션과 요리대결이 결부되는 상황은 일본의 요리만화에서도 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플롯이다. 그런데도 영화가 요리대결의 긴장과 관객의 혀끝을 진동시킬 요리과정을 묘사하지 않은 건 아쉬운 점이다. 게다가 요리대결의 결과가 맛이 아닌 추억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설정은 주제에 부합하는 것과 별개로 밋밋해 보인다. 가족애를 강조하거나,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들이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에 실려 전면에 나서는 탓에 다소 민망한 순간들도 있다.
<까페서울>은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텔레시네마 시리즈와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을 것이다. 텔레시네마는 한국의 배우와 드라마 PD, 일본의 작가가 협력한 프로젝트다. 동아시아 영화시장의 통합 비전을 강구해본다는 의미는 있지만, 작품성으로나 시장성으로 볼 때 두 프로젝트 모두 소품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놓는 데 그쳤다. 처음부터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정도였을까, 아니면 그만큼 이야기를 구성하는 양국의 정서가 다른 걸까. 비슷한 프로젝트가 또다시 계획된다면 그때는 좀더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할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