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을 참 맛깔스럽게 한다. 오쿠다 히데오 말이다.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는 스포츠에 관한 잡설을 모은 책인데, 놀랍게도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을 궁금증에 대한 수다로 가득 차 있다. 이를테면, 한국 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SK와이번스의 (얼굴 작기로 유명한) 김광현 선수와 LG트윈스의 (‘국민 대괄’이라고 불릴 정도로 얼굴이 큰) 이진영 선수가 한 프레임에 잡히는 모습에 한마디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9등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얼굴이 작은 타이거 우즈를 보며 얼굴이 너무 커서 슬플 닉 팔도 선수에 대한 망상을 펼친다. 그러고는 생각이 뻗어간다. 머리가 크면 스포츠에 불리하다, 증거는 100m 결승에 선 선수들이 다 얼굴이 작다는 것이다, 얼굴이 크면 격투기할 때 맞는 면적도 넓어져 곤란하다 등등. 운동경기를 볼 때 관중석을 보다 엉뚱한 것에 신경이 쏠려버렸다든지, 싸움 자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줏대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가 되어버린다든지. 이게 어디를 봐서 스포츠 에세이냐 싶은데 본인의 말로는 이 책이 “인권변호사라고 생각해서 상담하러 갔더니 개그맨이라는 식의 헛다리” 짚는 느낌을 줄 것이라고. 엉뚱하고, 무척 웃긴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때, 그동안 관심없던 종목을 포함해 온갖 종목 중계를 다 보면서 밤을 지새우는 스포츠 팬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