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왓슨 박사(주드 로)의 약혼이 탐탁지 않다. 왓슨은 결혼을 앞두고 더이상 홈즈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지 않겠노라 공언한 상태. 한편, 다섯 여인을 살해한 죄로 교수형을 선고받은 블랙우드(마크 스트롱)는 홈즈에게 자신은 곧 부활할 것이요, 더불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무시무시한 사건이 발생하리라 예언한다. 그의 이야기가 하나둘 현실화하면서 런던은 공포에 휩싸이고, 블랙우드의 범죄를 막기 위해 다시 바빠진 홈즈-왓슨 콤비 앞에 홈즈의 유일한 사랑이자 매혹적인 범죄자 아이린 애들러(레이첼 맥애덤스)가 등장한다.
가이 리치는 새로운 셜록 홈스를 액션히어로로 만들겠노라 공언했다. 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홈스는 분필 가루와 손가락에 남은 반지 자국만으로 왓슨의 약혼녀 메리의 이력을 추리하는 명탐정인 동시에 펀치 볼 클럽에서 두뇌와 주먹을 적절히 이용해 등 뒤에 침을 뱉은 거구의 복서를 때려눕히는 싸움꾼이다. 아서 코난 도일의 지적인 추리소설을 액션 블록버스터로 옮기면서 어쩌면 반드시 필요했을 변형이다. 원작과 비교해 가장 변화가 극명한 인물은 왓슨이다. 자신의 무지로 홈스의 탁월함을 부각시키던 소설 속 내레이터 왓슨 박사는 군인다운 기백은 그대로되 한결 호기심 충만한 인물로 바뀌었다. 지식에 관해서는 분방하나 관계에서는 편협한 셜록 홈스와 도박을 좋아하지만 기질은 깔끔하고 바람둥이로 불릴 만큼 사교적인 왓슨 박사는 흥미로운 조화를 이룬다. 특히, 왓슨의 약혼녀를 질투하는 홈스의 모습은 확실히 새롭고 유머러스한 해석이다.
또 하나. 가이 리치가 강조한 것은 이성주의자로서 홈스다. 때는 1891년. 영국은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통과했고, 런던은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요란하다. 홈스와 왓슨의 여정 위로 템스강과 시장통, 도살장, 조선소 등을 슬그머니 펼쳐놓던 가이 리치는 마지막 대결의 장으로 미완성 상태인 타워브리지를 택했다. 종교집단의 수장이요, 흑마법사로 추앙받는 블랙우드와 셜록 홈스의 대결은 한마디로 과거와 미래, 광기와 이성의 그것과 같다. 그 결과 승리하는 쪽은 당연히, 미래와 이성의 화신이다. 지나치게 구조화돼 도리어 힘이 달리는 결말이다. 빅토리아 시대 건물과 의상의 디테일은 흠잡을 데 없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의 앙상블도 훌륭하다. 잔재미에 비해 결정적인 한방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