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어가는데, 떠들썩한 잔치 소식만 전해도 모자랄 판에 씁쓸한 소식이 들어와 마음이 무겁네요. 국내 유일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옛 중앙극장 소재,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한국독립영화협회 위탁 운영)가 12월31일 이후 운영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모든 독립영화인의 숙원이었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2007년 11월 개관 이후, 지속 가능한 독립영화 상영과 배급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한해 30여편의 독립영화 개봉은 꿈에 불과했죠. 인디스페이스라는 안정적인 공간 마련과 더불어 독립영화 배급사들의 양적, 질적 성장이 이끌어낸 소중한 성과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10년부터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사업자를 새로 공모한다고 하네요. 이에 따라 인디스페이스는 다채로운 ‘굿바이 이벤트’를 준비 중입니다. 아래 언급된 <워낭소리> 재개봉과 함께 17일부터 18일에는 그간 출시된 독립영화 DVD를 30~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한 장터가 열린다고 합니다. 2년 동안의 애정어린 노력이 일궈낸 성과가 이대로 묻혀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진짜 ‘독립’을 일궈내기 위한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되겠지요.
영화인들이 뽑은 올해의 영화, 올해의 영화인이 결정됐군요. 여성영화인모임은 <파주>의 박찬옥 감독에게 2009년 여성영화인상을 수여했답니다. 연기상은 <마더>의 김혜자, 연출·시나리오 부문에선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부지영 감독. 프로듀서상은 <거북이 달린다>의 이미영 프로듀서. 다큐멘터리상은 <외박>의 김미례 감독. 기술분장상은 <마더> <파주>의 황현규 분장사. 홍보마케팅부문상은 인디스토리 마케팅팀 차지랍니다. 감독들이 직접 뽑는 ‘디렉터스 컷 어워드’는 올해의 감독으로 박찬욱, 올해의 연기자로 송강호, 김혜자, 신인감독상은 우니 르콩트, 신인연기자상은 김동욱, 박보영, 제작자상은 윤제균, 독립영화감독상은 양익준 감독을 손꼽았습니다. 추카!!!
<워낭소리>가 12월19일에 일본 개봉을 하는군요. 도쿄의 시네마라이즈, 긴자 시네파토스, 신주쿠 바르트9과 오사카의 제7예술극장, 시네마트 신사이바시 5개 극장으로 시작해서 전국 순차 개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에 맞춰 한국에서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12월19일부터 31일까지 국내 재개봉을 합니다. 단 하루 1회 상영. 하지만 관객 전원에게 <워낭소리> 책자를 증정한다고 하니 시간 맞춰 잘 가야겠습니다.